'동요는 아이들의 마음에 심는 희망의 씨앗입니다'
300여 곡의 동요와 100여 곡의 가곡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음악 인생
한 시대의 동요는 그 시대 어린이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순수한 동심과 따뜻한 삶의 가치를 노래하며 수많은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준 작곡가가 있다. 바로 동요 작곡가 김애경이다.
1993년 제11회 MBC창작동요제 발표곡 「눈 내린 마을」을 시작으로 300여 곡이 넘는 동요와 100여 곡의 가곡을 발표해 온 김애경 작곡가는 우리나라 창작동요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얻은 경험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동요가 지닌 교육적 가치와 예술성을 동시에 확장시켜 왔다. 그의 음악 인생을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단연 ‘동심’이다. 어린이를 향한 깊은 사랑과 교육자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음악가로서의 사명감이 수많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어머니의 마음에서 시작된 동요 창작
김애경 작곡가가 동요를 쓰기 시작한 계기는 특별하다. 첫 아이를 출산한 후 MBC 창작동요제에서 발표된 「노을」, 「새싹들이다」 등의 노래를 들으며 ‘내 아이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시인으로 활동하던 남편이 동시를 쓰고, 김애경 작곡가가 곡을 붙여 아이에게 들려주었던 작은 노래는 훗날 수백 곡의 창작동요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는 '동요는 아이들과 나누는 가장 다정한 대화'라고 말한다.
어린이의 언어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정한 동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아이들과 생활했던 시간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아이들의 웃음과 고민, 놀이와 상상력은 자연스럽게 음악이 되었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은 김애경 작곡가만의 따뜻한 음악 세계를 만들어냈다.
시련을 넘어 탄생한 명곡 「나무 가족」
김애경 작곡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극적인 사연을 품은 곡으로는 「나무 가족」을 꼽을 수 있다. 2001년 부산 KBS 창작동요제 대상 수상곡인 이 작품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탄생했다. 당시 학교 업무와 연수 일정이 겹쳐 작곡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그는 출장 버스 안에서 떠오른 악상을 메모했고, 연수 장소 구석에서 악보를 완성했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었다. 학교 중창부 학생들과 급하게 연습하고 녹음을 마친 뒤 작품을 출품했지만,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본선 무대를 하루 앞두고 알토 파트의 핵심 단원이 고열과 심한 감기로 무대에 설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김애경 작곡가는 밤새 학생 곁을 지키며 얼음찜질하고 간호했다. 학생은 링거 치료를 받은 뒤 가까스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이런 투혼은 중창단 전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 되었다. 아픈 친구를 위해 모두가 더욱 집중했고, 서로를 격려하며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결국 「나무 가족」은 대상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김애경 작곡가는 지금도 당시 학생들과 함께 흘렸던 감동의 눈물을 잊지 못한다고 회상한다.
방송 역사에 남은 시그널 음악의 탄생
김애경 작곡가의 활동은 동요에만 머물지 않았다. 1997년 KBS는 '가정의 달 특집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PD님이 주제가를 의뢰했다. 제작진이 제시한 시간은 불과 4일. 남편은 하루 만에 「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이라는 노랫말을 완성했고, 김애경 작곡가는 단 하루 만에 곡을 만들었다. 이후 수차례 수정 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다듬이 소리, 기차소리, 산새소리, 뻐꾸기 소리 등의 소리를 듣고 가족과 관련한 추억의 글을 공모하고 우수작을 선정해 만든 드라마는 그해 아시아·태평양 방송제인 ABU 방송상 라디오 드라마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후 1998년 「우리들의 노래」, 1999년 「소리가 있는 세상」의 '가정의 달 특집 드라마' 시그널 음악을 연이어 제작하며 KBS 제작진과 함께 연속 대상수상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는 김애경 작곡가의 음악이 어린이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정서를 담아내는 보편적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평가된다.

자연이 선물한 동요 「나비 가는 길」
2003년 ‘고향의 봄’ 창작동요제 대상 수상곡 「나비 가는 길」은 김애경 작곡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작품은 어느 봄날 산행을 하던 중, 한 마리의 하얀 나비가 조용히 두 분의 앞길을 날아가는 모습을 보게되었다. 마치 누군가를 인도하듯이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꽃길을 따라 날아가는 그 나비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고, 작사가인 남편의 마음속에 시처럼 맑은 노랫말이 떠올랐다. 그날의 인상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이 전해주는 따뜻한 메시지처럼 느껴젔던 것이다. 그 장면은 그렇게 한 편의 시가 되었다. 가만가만 날아가며, 다른 생명을 배려하는 그 모습이 마치 모두의 삶을 닮아 있었고, 누구나 희망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김애경 작곡가는 그 시에 순수하고 맑은 선율을 입혔다.
그는 이 노래가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게 하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곡을 썼다고 말한다.
동요는 아이들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힘
수십 년간 교육 현장에서 활동한 김애경 작곡가는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친구들과 갈등이 잦았던 한 학생이 동요 부르기를 통해 달라진 사례는 지금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노래에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얻었고 생활 태도와 교우관계도 눈에 띄게 변화했다. 김애경 작곡가는 “동요에는 꿈과 희망이 담겨 있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또 모난 마음, 화난 마음도 예쁘게 다듬어주는 힘이 있죠.”라고 말한다. 그에게 동요는 단순한 음악교육이 아니라 인성교육이며, 정서교육이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문화적 자산이다.
동심을 지키는 일은 미래를 지키는 일
오늘날 어린이들은 대중음악과 디지털 콘텐츠에 더 익숙하다. 김애경 작곡가는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는 동요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문화이며, 방송과 교육 현장이 함께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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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요를 부르는 일은 동심을 간직할 마음의 고향을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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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동요에는 기쁨과 우정, 감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마음 바탕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노래는 평생 기억 속에 남아 삶의 어려운 순간마다 위로와 치유의 힘이 되어 준다. 학교에서의 동요 부르기,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 확대, 방송 매체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동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음악가
김애경 작곡가의 음악 인생은 화려한 수상 경력이나 작품 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의 작품 한 곡 한 곡에는 어린이를 향한 애정과 교육자로서의 헌신, 그리고 음악가로서의 책임감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는 동요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 왔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동심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오늘날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동요가 단순한 어린이 노래가 아니라 한 사회의 미래를 키우는 문화적 토양임을 보여준 작곡가 김애경. 그가 써 내려간 수백 편의 노래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어린이들의 마음에, 그리고 우리 사회의 따뜻한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쉴 것이다. 대한민국 창작동요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김애경 작곡가. 그의 음악은 오늘도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다.

<김애경 작곡가>
○ 제1회 KBS 환경사랑창작동요제 대상, 작사상(1995, 우리 작은 손으로)
○ 제4회 대전일보 전국창작동요제 대상, 인기상(1997, 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
○ 제1회 가족사랑노래공모 대상, 문화관광부장관상 (1998, 우리 집)
○ 제8회 KBS 부산창작동요제 대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2001, 나무가족)
○ 제4회 EBS 고운노래공모 대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2001, 잠자리)
○ 제5회 MBC 고향의 봄 창작동요제 대상(2003, 나비 가는 길)
○ 제19회 국악창작동요제 대상, 문화관광부장관상(2005, 청개구리)
○ 제2회 어린이안전동요제 대상, 고용노동부장관상(2009, 조심조심 천천히)
○ 제4회 어린이안전동요제 대상, 고용노동부장관상(2011, 안전은 행복 지킴이)
○ 제2회 과수원길동요제 금상(1등) 수상(2014, 나무에게 쓰는 편지)
○ 청계천 찬가 공모 가곡 부문 우수상 수상(2004, 아름다운 그 이름)
○ 방송사 주최 각종 창작동요제 본상 수상 40여 회
○ KBS-R 가정의 달 특집 드라마 Signal 작곡 - ABU방송상 ‘대상’ 수상 3회(‘97,’98,‘99)
○ 제29회 스승의 날 정부포상 대통령 표창 수상(2010)
○ 제43회 스승의 날 정부포상 홍조근정훈장 수훈(2024)
○ KBS-R 방송 뮤지컬 <토끼전> 작곡(1995)
○ KBS-TV 방송 뮤지컬 <떡갈나무 호텔>(2013) 등 10여 편 작곡
○ 초, 중등교과서 수록곡 23곡(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 나비 가는 길, 꽃처럼 하얗게, 봄이 오는 들판 등)
○ 교가, 원가 작곡 31개교(은로유치원, 신용산초등학교, 선유중학교, 한빛고등학교 등)
○ KBS, EBS, 국악창작동요제, 통일창작동요제, 국제환경창작동요제 등 각종 창작동요제 심사 위원
○ 동요작곡집, CD출간 : ‘우리 그렇게 살자’, ‘꽃처럼 하얗게’, ‘나비 가는 길’, ‘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
○ 가곡 CD 출간 : ‘나의 별에 이르는 길’, ‘겨울새의 사랑’, ‘사랑의 노래’
○ 한국가곡학회 수석부회장, (사)한국동요문화협회 회장,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
○ 서울교대, 경인교대 외래강사 역임(2007~2016년)
○ 초등 교사임용대비 수업 실연 특강 서울교대 초청 강사(2012~2017)
○ 초등 교사임용 면접관 업무 수행(2011~2017)
○ 초등음악교과서 2009개정, 2011개정, 2015개정 집필위원(태림출판사, 천재교육)
○ 전) 서울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전) 서울초등음악교과연구회 회장
○ 현) 서울잠일초등학교 교장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