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국인 팀파니스트 손민규(Mingyu Son)가 세계 각국의 연주자들이 경쟁한 국제 공개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과하며 미국 Colorado Symphony Orchestra의 Principal Timpanist(수석 팀파니스트)로 공식 선발되었다.
이번 선발은 이름과 국적, 학력, 경력 등 모든 정보를 배제한 채 오직 연주만으로 평가하는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진행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지원한 전문 연주자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손민규는 최종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프로 오케스트라의 수석 팀파니스트라는 중책을 맡게 된 손민규.
오는 9월 공식 시즌 개막과 함께 그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시작으로 Colorado Symphony의 새로운 음악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오케스트라의 핵심 리더
Colorado Symphony Orchestra는 1922년 창단되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페셔널 오케스트라다.
100년이 넘는 전통 속에서 정기연주회와 교육 프로그램, 세계적인 협연자 및 지휘자들과의 공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세계적인 야외 공연장 Red Rocks Amphitheatre 공연을 비롯해 미국 음악문화의 중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오케스트라에서 Principal이라는 직책은 단순히 파트의 최고 연주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수석 연주자는 파트의 음악적 방향을 결정하고, 음향적 균형을 책임지며, 지휘자와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음악적 리더다. 뛰어난 연주력은 물론 풍부한 오케스트라 경험과 순간적인 음악적 판단력, 리더십이 동시에 요구되는 자리다.
팀파니는 '리듬'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를 설계하는 악기다
많은 사람들은 팀파니를 단순한 타악기로 생각한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안에서 팀파니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정확한 음정을 가진 유일한 타악기인 팀파니는 리듬뿐 아니라 화성의 기초를 형성하며, 전체 사운드의 중심축을 세운다. 특히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에서는 작품의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악기로 자리 잡았다.
말러와 브루크너에서는 거대한 건축물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고, 스트라빈스키에서는 리듬의 혁신을 이끌며, 쇼스타코비치에서는 시대의 긴장과 비극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목소리가 된다.
음악학에서는 팀파니를 '오케스트라의 심장(Heartbeat of the Orchestra)'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만큼 팀파니의 한 음, 한 번의 타격은 오케스트라 전체의 긴장감과 에너지, 공간감을 결정한다.
Principal Timpanist, '제2의 지휘자'라 불리는 이유
손민규가 맡게 된 Principal Timpanist는 단순히 팀파니를 잘 연주하는 연주자가 아니다.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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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곡의 음정(Tuning)을 설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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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을 선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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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색을 결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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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석을 지휘자와 함께 협력한다.
공연 중에는 가장 뒤에서 오케스트라 전체를 바라보며 모든 단원의 호흡을 읽는다.
그래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는 종종 팀파니스트를 'The Second Conductor(제2의 지휘자)'
라고 부른다.
실제로 팀파니는 지휘자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시에 가장 긴밀하게 호흡해야 하는 연주자다.
손민규 역시 인터뷰에서 이를 가장 큰 매력으로 이야기했다.
"연주를 하고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팀파니는 오케스트라 가장 뒤편에서 모든 단원들과 지휘자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입니다. 흔히 팀파니를 '제2의 지휘자'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 자리에서 오케스트라 전체의 호흡과 에너지를 느끼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이어 그는
"가장 앞의 지휘자와 가장 뒤의 팀파니가 눈빛과 호흡으로 소통하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은 팀파니가 단순한 리듬 악기가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음악적 중심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세계 무대까지의 성장
손민규의 음악 인생은 매우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초등학교 4학년,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최연소 연주자로 선발되며 전문 음악교육을 시작했고,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유스오케스트라에서도 최연소 단원으로 활동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2년에는 이탈리아 타악연합회가 주최한 제10회 국제 타악기 콩쿠르에서 세계 29개국 약 1,000명의 참가자들과 경쟁하여 스네어드럼 Category A(16세 미만)와 Category B(23세 미만) 부문에서 각각 3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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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body Institute of Johns Hopkins University 학사(전액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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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le School of Music 석사(전액 장학금)
를 마쳤으며,
현재는 Frost School of Music, University of Miami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세계적인 팀파니 교육자 Robert van Sice, Svetoslav Stoyanov, Leonardo Soto, Pablo Rieppi에게 사사하며 미국 최고의 팀파니 교육 시스템 속에서 성장했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연주자
손민규는 이미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연주자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Atlanta Symphony Orchestra, Phoenix Symphony Orchestra, Sarasota Orchestra, New World Symphony 등에서 활동했으며, 미국 전문 타악기 앙상블 The Percussion Collective 멤버로 뉴욕 Kaufman Music Center와 워싱턴 D.C. Johns Hopkins Bloomberg Center 등에서 연주했다.
또한 카네기홀에서는 그래미상 수상 작곡가 Gabriela Ortiz의 작품을 세계적인 보컬 앙상블 The Crossing과 함께 연주했고, 세계 초연 작품과 대형 프로젝트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현대 음악계에서도 존재감을 넓혀왔다.

2022년에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orld Federation of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s, WFIMC) 소속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며 국제 콩쿠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실패를 성장으로 바꾼 시간
화려한 이력 뒤에는 실패와 반복이 함께했다.
손민규는 오케스트라 오디션 준비 기간을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는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낙심했던 경험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새기며 다시 연습실로 향했습니다."
그는 하루 대부분을 연습실에서 보내며 기본기와 오케스트라 발췌곡(excerpts)을 끝없이 반복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믿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블라인드 오디션이라는 가장 공정한 무대에서 결국 그의 실력을 증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베토벤 <합창>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
오는 9월 오피셜로 Colorado Symphony의 시즌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으로 막을 올린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제9번은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인간의 고난과 극복을 넘어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류의 연대'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며, 마지막 악장에서 실러(Friedrich Schiller)의 시 「환희에 부쳐(Ode an die Freude)」를 합창으로 노래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왔다.
이 작품에서 팀파니는 단순히 리듬을 담당하는 악기가 아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합창, 독창이 하나의 거대한 음악적 구조를 이루도록 지탱하는 중심축이며, 작품 곳곳에서 긴장과 추진력을 형성해 전체 사운드의 균형을 완성한다. 특히 마지막 합창악장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장대한 스케일을 이끌어내며 오케스트라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공연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음악을 완성하는 수석 팀파니스트의 역할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
세계 무대를 향한 또 하나의 출발
손민규의 이번 선발은 단순한 취업이나 개인의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에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세계적인 교육기관에서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았으며, 국제 콩쿠르와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에서의 경험을 축적한 끝에 오직 연주만으로 평가받는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수석 자리에 올랐다.
특히 Principal Timpanist는 오케스트라의 가장 뒤편에서 가장 넓은 시야로 음악 전체를 바라보며, 지휘자와 가장 긴밀하게 호흡하는 음악적 리더다. 그의 한 번의 타격은 단순한 리듬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의 방향과 에너지, 그리고 긴장과 해소를 결정한다.
9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덴버 콘서트홀에 울려 퍼지는 순간, 손민규는 단지 팀파니를 연주하는 연주자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심장박동을 이끌며 하나의 거대한 음악 공동체를 완성하는 Principal Timpanist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게 된다.
그의 이번 선발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성취이자, 앞으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한국인 타악기 연주자들의 가능성을 더욱 넓혀갈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손민규> Principal Timpanist
- 존스홉킨스대학교 피바디 음악원(Peabody Institute of Johns Hopkins University) 타악기 연주 학사
- 예일대학교 음악대학(Yale School of Music) 타악기 연주 석사
- 마이애미대학교 프로스트 음악대학(Frost School of Music, University of Miami) 타악기 연주 박사과정(D.M.A.) 재학
- 2026년 국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인 콜로라도 심포니 오케스트라(Colorado Symphony Orchestra) 수석 팀파니스트로 선발
- Henry Mancini Institute Orchestra fellowship
- 2023 Yale Concert Band 스페인 순회공연, 비엣 쿠옹 《Re(new)al》 협연 — 아빌라, 코르도바, 그라나다, 세비야
- 2023 Yale Ellington Jazz Series의 Charles Mingus Jazz Orchestra 참여, woolsey hall 에서 찰스 밍거스 《Epitaph》 연주
- 제10회 이탈리아 Fermo 국제 타악기 콩쿠르 스네어드럼 부문 3위 및 해당 부문 최초의 아시아인 입상자
-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Atlanta Symphony Orchestra), 피닉스 심포니 오케스트라(Phoenix Symphony Orchestra), 사라소타 오케스트라(Sarasota Orchestra), 뉴월드 심포니(New World Symphony), 등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
- 프로스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팀파니스트, 예일 스콜라 칸토룸 수석 팀파니스트를 역임했으며, 예일 필하모니아와 피바디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 및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
- 미국 전문 타악기 앙상블 The Percussion Collective의 연주자로 활동하며 뉴욕 카우프만 뮤직 센터(Kaufman Music Center),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학교 블룸버그 센터(Johns Hopkins Bloomberg Center) 등 미국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
- Alejandro Viñao의 《Poems & Prayers》 세계 초연에 참여했으며, 그래미상 수상 작곡가 Gabriela Ortiz의 작품을 세계적인 보컬 앙상블 The Crossing과 함께 카네기홀에서 연주
- The Florida Orchestra와 협연하며 Garth Neustadter의 《Seaborne》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Adrienne Arsht Center, Straz Center, Mahaffey Theater 등 미국 주요 공연장에서 다양한 오케스트라 및 실내악 프로젝트를 선보임
- National Repertory Orchestra, Festival Napa Valley, Yellow Barn Young Artist Program 등 미국 주요 음악 페스티벌 및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참가
- 세계적인 지휘자 마린 알솝의 지휘 아래 피바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Leonard Bernstein의 대규모 음악극 《MASS》에 참가, 이 공연과 제작 과정은 마린 알솝을 조명한 장편 다큐멘터리 The Conductor에 담겼으며, 손민규는 작품의 공식 연주자 크레딧에 이름을 올림
- 2019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타악기 부문 우승자이자 서울대학교 강사인 타악기 연주자 박혜지의 리사이틀에 객원 연주자로 초청되어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연주
-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 타악기 부문 2위, 연세대학교 관악·타악콩쿠르 1위, 서울대학교 관악·타악콩쿠르 1위 수상
- 2012 이탈리아 국제 타악기 콩쿠르 스네어드럼 부문 3위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