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품어온 꿈이 한 아이의 노래가 되다
음악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의 감동은 한 사람의 삶에 뿌리는 내린다.
윤학준 작곡가에게 음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감동은 언젠가 자신도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면서 그 꿈은 한동안 마음속에 머물렀다.
그 꿈을 다시 꺼내게 한 것은 바로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부를 학급노래를 만드는 일이었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는 음악이 사람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힘을 새롭게 발견했다. 지금 그는 충청북도교육청 소속 교육전문직으로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교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동요와 가곡, 합창음악 등 다양한 성악곡을 꾸준히 작곡하고 있다.
그에게 교육과 작곡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일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점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
윤학준 작곡가는 작곡가를 '또 다른 직업이라기보다는 오래 품어온 꿈'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이 말이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에게 작곡은 직업 이전에 기억이고, 사람이며, 오래 마음에 남아 있던 감동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된 노래
윤학준 작곡가의 음악적 삶을 이야기하면서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있다.
「별을 씻는 옹달샘」이다.
초임 교사 시절 학교 뒷마당에 있던 작은 옹달샘을 바라보다가 그 풍경을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곡이다. 특별한 풍경은 아니었다고 그는 말한다.
학교 한쪽에 조용히 있던 작은 샘.
그러나 이상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때의 느낌을 음악으로 옮기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별을 씻는 옹달샘」은 그에게 단순한 동요가 아니다.
교사로서 처음 아이들을 만났던 시절의 기억이 담긴 노래다.
이 이야기는 윤학준의 음악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를 보여준다.
거대한 무대도, 화려한 사건도 아니다.
한 아이의 모습, 학교의 풍경, 작은 옹달샘처럼 일상에서 마음을 움직인 순간이다.
그리고 그 작은 마음의 움직임이 노래가 된다.
윤학준 작곡가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동요가 그런 마음이 아닐까?
동요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노래이기보다,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는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 역시 어린 시절 음악을 들으며 받은 감동이 작곡가를 꿈꾸게 한 힘이 되었고, 이제는 자신이 받은 그 감동을 자신의 음악으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음악은 작곡가의 손을 떠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된다
윤학준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마중」을 빼놓기는 어렵다.
허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마중」은 그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마중」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수상이나 유명세로 드러내지 않는다.
처음 곡을 쓸 때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불러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그.
성악가와 합창단이 자신의 곡을 부르고, 누군가는 그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린다고 말해줄 때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음악의 특별한 힘을 이렇게 설명한다.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 자신의 손을 떠나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 것.
그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라고.
작곡가가 만든 것은 악보지만, 그 악보가 완성되는 곳은 사람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기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된다.
음악은 작곡가의 의도만으로 머무르지 않고 듣는 사람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윤학준의 음악이 오래 불리는 이유를 그의 인터뷰에서 찾는다면,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자신을 위로한 음악, 「나 하나 꽃 피어」
윤학준 작곡가가 자신의 음악 가운데 특별히 애착을 갖는 작품으로 꼽은 곡은 「꼭 안아줄래요」와 「나 하나 꽃 피어」다.
특히 「나 하나 꽃 피어」에는 그의 삶과 음악이 만나는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할 당시 6학년 도덕 교과서에서 만난 시.
그는 그 시를 읽으며 마음 깊이 와닿았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곡을 붙여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던 시는 시간이 흘러 2018년 청주시립합창단의 작품 위촉을 통해 마침내 음악으로 태어났다.
교사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시가 작곡가가 된 후 자신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 과정은 윤학준의 음악적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육과 음악이 서로 다른 길이 아니었다는 것.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간이 작곡가의 창작으로 이어졌고, 교실에서 만난 시가 훗날 음악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음악은 다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는 「나 하나 꽃 피어」를 쓰면서 작은 하나의 변화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고, 그것이 결국 세상을 조금씩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다음 이야기다.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싶어서 만든 음악이 오히려 작곡가 자신을 위로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힘들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자신이 만든 노래를 다시 들으면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고 했다.
음악은 그렇게 돌아온다.
내가 건넨 위로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윤학준에게 음악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 사이를 오가는 순환이다.
'저는 작곡에서 무엇보다 진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윤학준 작곡가에게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분명했다.
“저는 작곡에서 무엇보다 진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음악적 기법을 사용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음악은 결국 그 안에 작곡가의 진심이 담겨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말은 그의 음악적 삶 전체를 관통한다.
작은 옹달샘을 바라보며 느낀 마음을 노래로 옮겼고, 아이들과 함께 부를 노래를 만들면서 작곡가의 꿈을 다시 찾았다.
교과서에서 만난 한 편의 시를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다가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악을 다시 들으며 스스로 위로받는다.
그에게 음악은 기술 이전에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음악을 부르는 사람들에게도 음정과 발성만큼이나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한다고 생각하며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음악을 잘 부르는 것과 음악을 잘 전달하는 것은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한 아이가 그 음악의 첫 목소리가 된다
윤학준 작곡가와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전국동요콩쿨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6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전국동요콩쿨이 끝난 뒤 최영민 대구지사장은 대회의 의미를 단순한 경연의 결과에서 찾지 않았다. 순위를 가리는 경쟁을 넘어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을 선물하는 것, 그리고 동요가 아이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울려 퍼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대회의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그래서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가 준비한 특전 중 하나가 국내 작곡가가 수상자를 위해 직접 창작한 신작을 가장 먼저 무대에서 발표하는 초연의 기회다.
대구지사는 이를 통해 아이들이 이미 존재하는 음악을 재현하는 연주자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음악을 세상에 처음 소개하는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6년 그 특별한 음악적 만남에 윤학준 작곡가가 함께했다.
「우리들의 노래」, 한 아이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새로운 음악
윤학준 작곡가가 이번 전국동요콩쿨을 위해 만든 곡의 제목은 「우리들의 노래」다.
장진명(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콩쿨위원장)의 시에 곡을 붙인 작품이다.
시를 읽으면서 윤학준 작곡가는 봄날의 숲과 나무, 새와 꽃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고 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 마지막에는 우리가 함께 노래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마음을 담았다. 독창곡이지만 한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라는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작곡가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이번 콩쿠르 전체대상 수상자가 26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전국동요콩쿨 수상자 음악회에서 처음으로 부르게 된다.
작곡가에게는 새로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첫 순간이고, 어린 음악가에게는 새로운 작품의 첫 번째 연주자가 되는 순간이다.
윤학준 작곡가 역시 이번 기회가 어린 음악가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새로운 음악을 처음 세상에 선보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며, 작곡가에게도 새로운 연주자를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단순히 콩쿠르에서 받을 수 있는 하나의 특전이라고 하기에는 의미가 크다.
한 작곡가의 창작과 한 어린 음악가의 성장이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윤학준의 음악적 삶과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전국동요콩쿨의 의미가 만나는 곳
생각해 보면 윤학준 작곡가의 음악적 삶 자체가 이번 콩쿨이 만들고자 하는 길과 닮아 있다.
어린 시절 음악을 들으며 감동을 받았다.
그 감동은 작곡가를 꿈꾸게 했다.
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노래했다.
아이들의 노래는 다시 작곡가의 꿈을 깨웠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다시 아이들과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제 그 음악적 여정은 또 한 명의 어린 음악가에게 이어진다.
한 사람이 받은 음악의 감동이 다음 사람에게 건너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가 전국동요콩쿨을 통해 만들고 싶은 것도 바로 이런 흐름이다.
한 번의 수상으로 아이의 음악적 여정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수상이 또 다른 무대로 이어지고, 그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다시 더 큰 꿈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대구지사는 이를 ‘한 번의 수상이 또 다른 무대로 이어지고, 한 번의 무대가 더 큰 꿈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윤학준 작곡가의 「우리들의 노래」 초연은 이번 콩쿠르의 기획의도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다.
콩쿠르가 끝나는 순간 새로운 음악이 시작된다.
윤학준 작곡가와 함께하는 동요
따뜻한 이야기, 세심한 언어 감각, 그리고 시대를 아우르는 정서로 우리 곁에 머물며,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울림을 지속적으로 전하는 윤학준 작곡가.
그가 말했듯이 동요의 미래는 결국 아이들에게 있다. 아이들이 좋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교육이라는 그의 생각은, 이번 전국동요콩쿨이 지향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예술신문은 그 길에서 하나의 다리가 되고자 한다.
한 작곡가가 오래 품어온 꿈이 한 아이의 목소리를 만나고,
그 아이의 노래가 다시 누군가의 마음에 새로운 울림으로 남는 것.
어쩌면 음악이 이어지는 방식은 그토록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받은 감동을 잊지 않고,
그 감동을 다시 음악으로 만들어,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것.
윤학준 작곡가와 대한민국예술신문 대구지사 전국동요콩쿨이 만나는 오늘,
바로 그 음악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윤학준 작곡가>

가곡·합창·동요·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
가곡 〈마중〉, 합창곡 〈나 하나 꽃 피어〉, 동요 〈꼭 안아줄래요〉 등
창작오페라 〈모과나무〉, 〈중원고려비의 연가〉
학교 교가와 어린이 뮤지컬도 다수 작곡.
전국 규모의 합창대회 심사와 다양한 문화예술 특강.
현재는 충청북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직으로 재직.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