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예술신문] 부산시립교향악단의 말러 사이클이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해 12월 교향곡 제2번을 시작으로 4월 제4번을 선보인 데 이어, 오는 12월에는 말러 교향곡 제3번으로 거대한 여정을 이어간다. 이번 제626회 정기연주회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은 솔리스트와 여성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하는 대규모 무대로 12월 12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말러는 교향곡 제3번에서 우주를 이루는 모든 존재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펼쳐낸다. 초원의 꽃들, 숲속의 짐승들, 인간, 천사, 그리고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까지, 말러 특유의 철학적 사유가 가장 방대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100분에 달하는 연주 시간은 그의 교향곡 중 가장 길며, 그만큼 다층적이고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삼라만상’을 향한 거대한 노래를 완성한다. 지휘자 홍석원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젊은 명장’으로 불리는 지휘자다. 서울대학교 작곡과 지휘 전공 후,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지휘과 디플롬과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으며, 독일음악협회가 선정한 ‘미래의 마에스트로’로 주목받았다. 카라얀 탄생 100주년 지휘 콩쿠르 3위 입상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 주립극장 수석 카펠마
[대한민국예술신문] 해운대문화회관(관장 이서윤)은 오는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오페라떼 콘서트 시즌2‘오페라와 떠나는 인문 여행 ’라보엠’을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에서 개최한다. ‘오페라떼’는 오페라(Opera)와 예술(Arte)의 합성어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융합한 공연이란 뜻을 지녔다. 오페라떼 시리즈는 세계 명작 오페라의 주요 장면을 중심으로,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역사·문학적 맥락을 콘서트 가이드 김성민과 함께 풀어내는 강연형 콘서트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과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해운대문화회관만의 콘텐츠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 [라보엠] 소프라노 박나래, 이지헌, 테너 전상용, 바리톤 정준식, 피아노 김예지가 출연해 아리아와 중창을 실연으로 들려준다. 해설가 김성민의 안내와 함께 예술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무대를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입장료는 1층 2만 원, 2층 1만 원이며, 해운대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관람 대상은 8세 이상이며, 할인율 등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뉴스출처 : 해운대문화회관]
“사람들이 ‘교육이란 어린 나무가 올곧게 자라도록 나무막대에 고정하면서도 가능한 한 순수한 대기 속에서 신선하고 기쁘고 자유롭게 자라도록 해 주는 노력’이라고 이해한다면 우리는 놀라운 교육을 받았다.” - 테오도어 폰타네, 『나의 어린 시절』 중에서 오늘날 여러 학교와 지역 공동체 안에는 이러한 교육의 의미를 조용히 실천하는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매봉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생 오케스트라 활동이다.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이 음악실에 모여 함께 연습하는 이 시간은, 경쟁보다는 즐거움과 성장에 초점을 둔 배움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매봉초등학교의 학부모인 남유경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시작된 이 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 여덟 차례의 정기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열어왔고, 올해 연말에는 아홉 번째 무대를 준비 중이다. 전문 교육기관이 아님에도 이곳에서 음악을 처음 접한 아이들이 예술 관련 학교로 진학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음악 활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용인문화재단(큰어울마당)의 600석 규모 공연장에서 개최되는 정기 연주회는 매년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전문 연주자가
베토벤 – 삶의 불협화음을 조율하는 지혜 ‘인간사란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아 같은 사람이 늘 행복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헤로도토스 역사 中- 인생은 생각만큼 쉽지도, 순탄하지도 않다. 누구든 살아가며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시간이 지나 그때를 회상하는 날이 오면 자족(自足)하는 날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불안한 상황에서 어머니가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는 걸 보고, 본인 역시 상담이 필요하다고 여겨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수능 후 낙심이 큰 그녀와 그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며 자기 이해와 존중으로 나아간다. 오늘은 눈물 없이 담담히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 만났을 땐 눈도 마주치지 않던 그녀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만 닦아낼 때도 있었다. 이제는 생각하기도 싫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던 그 순간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는다. 상담 기간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곡을 다시 듣고자 한다. 그 곡은 바로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String Quartet No. 14 in C sharp minor op. 131)>이다. 전체 7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서울 반포에서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해 온 문석환 원장은, 연주자이자 교육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덕원예고와 한양대 음대를 거쳐 서울시향 협연, 해외 유학, 다양한 오케스트라 활동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음악 여정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교육 현장에서 후학 양성과 클라리넷 음악의 저변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음악 인생과 교육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자기소개 및 프로필“안녕하세요 반포에서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중인 문석환입니다.프로필을 간략히 소개하면 덕원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 음대 관현악과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덕원예고 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서울시립대 콩쿠르에 입상하였습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했습니다. 졸업 후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후 독일아헨음대 대학원과정을 수학했습니다. 귀국 후 아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분당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인 심포니커오케스트라의 멤버로 일본 순회 연주를 다녀왔습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 힘
‘세상은 한 가지 길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되내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얼마 전 수능을 친 딸, 기대보다 낮은 점수에 속상해하는 자식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괴로움이란 한 단어에 담기에는 어려울 정도이다. 딸은 유치원 시절부터 변함없이 품어온 꿈이 있다.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소망은 한순간의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은 듯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 역시도 실패자가 되는 듯하였다. 지금 걱정으로 가득 찬 그녀의 마음으로는 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며, 오늘 만남의 이유에 대하여 절실히 이야기한다. 그런 그녀와 함께 음악을 듣는다. 바로 하이든 (Haydn) <첼로 협주곡 1번 (Cello Concerto No.1 C major Hob. VIIb:1)>이다. 이 곡은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 악단에서 막 활동을 시작하던 시절에 작곡되었다. 악단의 책임자로서 많은 일을 처리해야만 하는 힘든 조건이었지만, 그의 음악적 꿈을 실현할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궁정 악장이 된 하이든은 오케스트라를 확장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
베토벤과 함께 다시 일어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호탕한 웃음이 돋보이는 중년 남성은 니체의 말 중 한 구절로 인사를 대신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의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생각지 못했던 사업의 실패를 겪으며 세상이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혹독한 시련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엔 술로 세월을 보내며 현실을 부정했던 그였지만, 아내의 권유로 책도 읽고 음악을 듣게 되면서 그 인연으로 나를 만나게 되었다. 누군가의 조언도 가식처럼 느껴졌고, 믿었던 이의 배신으로 일상의 대화조차 줄인 그였다. 하지만 베토벤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면 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함께 해온 베토벤과의 대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꼽으라니 이 곡을 선택한다. 바로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피아노 협주곡 5번<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r op. 73 "Emperor">이다. 이 곡이 작곡된 해인 1809년 5월, 나폴레옹 군대가 빈을 점령했다. 오스트리아의 바이에른
모차르트 –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 같을 것이다. 사랑의 표현이 각자 다를 뿐….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이걸 해야 네가 더 잘될 수 있어’라는 아이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한 어머니와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6개월 전 그날도 오늘처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와의 첫 만남은 오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세상과 조화로움보다는 나만의 울타리가 너무나 높게 만들어진, 어쩌면 외로운 사람이라는 마음마저도…. 그러나 꾸준한 상담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생각으로 그녀의 표정은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존재만으로도 감사하죠’, ‘아들을 믿어요’라는 말로 사랑을 표현하게 된 그녀.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성장했다는 어머니는 아들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뒷받침해주고 최고로 키우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금쪽같은 아들과 소통이 되지 않고 어긋나버린 마음에 속상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함께 들었던 음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그녀는 한 번 더 듣길 원한다. 그 곡은 바로 모차르트의 <Violin Sonata E minor K. 304>이다. 모차르트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들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마지막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성숙과 인내의 단내가 어우러지는 계절을 맞이한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은 우리의 시공간을 말없이 흘러가고 있다. 봄이 지나기에 다가오는 여름이 있고, 겨울이란 이름이 있기에 다시 맞이할 수 있는 봄이 있듯 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직선형 운동이 아니라 원을 그리듯 순환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흐름 역시 유아기, 청소년기를 지나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왜 이리 힘든지….’ 갑작스럽게 어머니는 암을 진단받았고, 자식으로서 미리 챙겨드리지 못한 죄책감으로 마음이 무너지는 한 중년여성이 상담을 요청하였다.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어머니의 온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냥 고통스럽다는 그녀, 사는 게 뭐가 그리 급했는지 미리 병원 한번 모시고 가지 못한 지난날에 후회가 그녀를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어머니의 인생이 메말라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형언할 수 없는 고통, ‘내 마음도 바스락거리는 낙엽 같아요’라는 그녀와 함께 오늘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Vier Letzte Lie
“음악은 누구에게나 열린 언어 —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위한 교육법” 기교보다 ‘소리의 진심’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 비전공 - 늦게 배워도, 천천히 가도 괜찮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음악을 가르치다 보면, 한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두 부류의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예중·예고, 음대•대학원 입시를 목표로 매일 새벽부터 연습을 이어가는 ‘전공자’. 음악은 과목에서도 필수니까 혹은 본인이 좋아서 배우는 어린 학생들과 오랜 세월 마음속에 담아둔 꿈을 이제야 꺼내어 조심스럽게 악기 앞에 앉는 어른들인 ‘비전공자’다. 피아니스트 고유미의 스튜디오에서는 이 두 길이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그녀는 말한다.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차이는 목적이 아니라 태도예요.”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초등 저학년까지만 피아노를 배우고 그만두는 학생들이 대거했다. 자연스레 본인만 학교에서 피아노를 치고있으니 학교 반주나 행사를 도맡아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음악의 문턱은 낮아지고 삶의 품격을 높이려는 학생들과 성인 학습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학생들은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콩쿠르에 나가 상을 많이 타거나 연주회를 여는 일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