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전공인의 연습과 무대" (2-2)

첫 레슨 동행 - 악보를 넘기며 생각한 것들

※ "음표 너머를 듣는 마음은 반주의 찐~이다."


오늘의 칼럼 주제는 “학생반주를 들어갈 때의 상황”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반주 전공이라면 초장기 혹은 계속 겪어야하는 일들이기에 조금 더 밀착도있게 썼으며, 개인적인 경험도 들어있다.

 

처음 만나는 연주자와의 레슨에서, 반주자는 단순한 ‘동반자’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혼자 연주하는 것보다는 반주자가 있는것이 커다란 안정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주자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첫 레슨에 임해야 할까.

 

 

악보 너머를 읽는 연습

반주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준비는 단순한 음표 읽기를 넘어, 곡 전체의 구조와 호흡을 파악하는 일이다. 성악이라면 가사의 의미와 발음, 문학적 배경까지 이해해야 하고, 기악이라면 악기의 음역과 특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룻과 함께하는 경우 숨 고르는 시점을 예상해야 하며, 첼로와의 협연에서는 현의 울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이처럼 ‘악보 너머의 음악’을 읽는 연습이야말로, 반주자가 무대에서 가장 안정적인 파트너가 되는 첫걸음이다.

 

리허설보다 중요한 사전 준비

많은 반주자들이 리허설에서 맞춰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첫 레슨 전 혼자 하는 사전 준비가 훨씬 중요하다. 곡의 전주나 간주, 그리고 솔리스트가 실수했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까지 미리 구상해야 한다. 페이지를 넘기는 단순한 동작조차 미리 연습해 두어야 한다. 종이 넘기는 소리가 연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악보는 무대 조명 아래에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두는 것이 기본이다.

 

소통하는 귀, 기다리는 마음

첫 레슨에서 반주자는 연주자의 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 한다. 단순히 자신이 맞는 박자를 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불안해하는 지점을 감지하고 그 순간을 받쳐주는 것이다. 때로는 한 박자 늦게, 때로는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해야 할 순간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숙련된 테크닉보다도 상대를 배려하는 귀와 기다림의 자세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첫 레슨을 무사히 마치고 악보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학생은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 속에는 음악적 성취뿐만 아니라, 곁에 든든히 서 있는 반주자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다. 반주자의 준비와 연습은 결국 그 신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반주란 언제나 뒷자리에 서는 일 같지만, 사실은 무대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중심이다. 첫 레슨에서 악보를 넘기는 순간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주자의 호흡을 지켜주는 그 역할이야말로 반주자가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연습일 것이다.

 

끝없는 격려

어린 연주자일수록 무대에 같이 서는 반주자에게 의존하는게 더 클수밖에 없다.

그럴 때 일수록 대기 하는 상황, 무대 올라가기 전 상황, 리허설 하는 상황 등 끈임없는 관심과 격려, 조언이 필요하다. 울론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반주자는 단순히 피아노를 치는 사랑미라는 역할을 넘어서, 심리적 마음을 읽으며 그 부분까지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 능력있는 일을 하는것이다.

 

 

 

 

 

고유미

 

대한민국예술신문 예술교육이사

덕원예술고등학교 피아노과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 졸업, 연세대학교 피아노반주과 석사 최고점 입학, 졸업.

클래식앙상블 엠 이라는 반주전문단체 대표로 있으며 기악반주, 성악반주, 합창반주, 뮤지컬반주 등 활동영역이 넓으며 전문연주자들과 협업하며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