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트리아트 레저오페라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 가까이서 즐기는 벨칸토 오페라 공연은 종종 ‘무대의 위엄’이 감동의 크기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그 공식을 뒤집었다. 대극장의 원근법 대신, 한 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가까운 거리에서 음악을 함께할 수 있었다. 벨칸토의 아름다운 선율, 리듬, 감정은 청중들에게 직접 말을 거는 언어가 되어 전달되는듯했다. 코믹과 유머가 있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특히나 타이밍의 예술이다. 웃음이 터지는 순간, 숨을 머금는 정적, 박수의 온도는 장면 전환의 속도를 바꾸고, 다음 대사의 각도를 결정한다. 그야말로 함께 울고 웃는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악가는 관객의 표정을 읽고, 관객은 성악가의 호흡을 따라가는 공연이었다. 오페라가 지닌 공공성, 공동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완성해나가는 경험이 가능했던 것이다. 네모리노(현동헌 테너)는 아름다운 선율의 끝에서 스며드는 절제된 여백으로 인물의 진정성을 전달했다. 벨칸토의 미덕은 기교의 과시가 아니라, 선율이 끝나는 지점에서 감정이 어떻게 남는가에 달려 있다. 그는 프레이즈의 말미를 무리하게 닫지 않고, 미세한 호흡으로 여운을
클래식 공연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 마저도 청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 음악가 G-tree Art Company(지트리아트컴퍼니) 현동헌 대표의 삶과 음악을 들여다본다. 그의 음악 인생은 전형적인 ‘음악가의 길’과는 거리가 있다. 기계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 기술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안정된 직장생활 속에서도 ‘음악가로 사는 삶’에 대한 내적 갈등을 느꼈다. 인생의 궤도를 바꾼 결단은 20대 후반, 자신에게 던진 “10년 뒤에도 후회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늦은 음악 공부는 재수 끝에 경북대학교 음악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산업사회의 톱니바퀴 속에서 벗어나 예술이라는 생명력의 영역으로 자신을 던진 현동헌 테너는, 이후 '노래하는 공학도'라는 별칭처럼 기술자의 논리와 예술가의 감성을 병행하며 테너이자 기획자로서 두 개의 길을 확장해 갔다. 그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을 수석 졸업, 이어서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예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전문
도시의 문화 수준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대형 오케스트라, 화려한 오페라·뮤지컬 레퍼토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대형 공연장의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기억되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의 ‘공간울림’이다. 30여 년간 그 공간을 만든 이상경 대표의 삶 또한 그러하다. 아파트 거실을 연주 홀로 바꾸던 날 – 한 오르가니스트의 결심 1990년대 중반, 이상경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두 아이를 키우는, 비교적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전공은 오르간, 교회와 학교에서의 연주·교육 활동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대구 지역 다수 대학에서 오르간 수업은 파이프 오르간이 아닌 전자오르간으로 대체되던 시기라, 이는 그녀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학교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진짜 오르간의 숨결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악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죠.” 그것의 결과물로 작은 공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하우스 콘서트’가 되었다. “오르간이 있는 아파트 거실이 연주홀로 된 거죠. 그렇게 문을 연 하우스 콘서트는 1994년부터 오늘까지 아파트 거실에서 주택으로, 다시 수성구 상동의 작은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