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 하면 흔히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등을 떠올리게 된다. 주요 줄거리로 사랑, 복수, 그리고 신분차이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본질을 일깨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준다. 과거의 이야기일지라도 권력의 부패, 신분 갈등, 인권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오페라.
오페라는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숭고함과 뜨거운 생명력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렇다. 과거의 외침이 단지 기록에 머물지 않고 음악을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도 자유와 정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하는 오페라가 있다. 바로 창작오페라 <2. 28>이 그러하다.

창작오페라 <2. 28>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2. 28 학생민주운동'은 3.15 부정선거를 들추어내고 '4.19 혁명'의 불씨와 도화선이 되었다. 그 날의 외침을 공연예술로 되살려, 청소년이 주체가 된 최초의 민주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의 정의와 자유의 가치에 대해 다시 묻고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이 겪은 하루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딸은 아버지의 기억을 따라 과거로 들어가고 대구의 고등학생들은 부당한 강제 등교와 정치적 이용에 분노한다. 학생들은 비밀 모임을 통해 선언문을 준비하며 거리로 나설 결의를 다진다. 2월 28일, 교문을 뛰쳐나온 학생들은 자유와 정의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간다. 학생들의 행동은 시민들의 연대로 확산되며 도시 전역을 뒤흔든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와, 딸은 아버지의 상처와 그 날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과거와 현재의 목소리가 겹쳐지며, 그 날의 선택이 오늘의 민주주의로 이어졌음을 시사한다.
오페라 총감독 박영국을 만나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유학하고 성악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대학교수, 합창지휘자등으로 활동해왔다. 2000년 구미대 교수로 재직당시 구미시장의 권유로 구미오페라단을 창단하여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창단 공연으로 오페라 <카발렐리아 루스티카나>로 출범한 이래 2007년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 초청공연 오페라 <토스카>, 2011년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축제에 창작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을 4회 전석매진 공연으로 서울 예술의 전당 최고 관객동원과 티켓 판매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후 구미오페라단은 창작오페라 <왕산 허위>, <배비장전>, <광염 소나타>, <날뫼>, <낙동의 노래>등을 제작 공연해 대구경북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예술인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인물들의 삶을 기리는 창작오페라를 지역 대본 작가, 작곡가들이 참여해 만들고, 제작및 출연진들도 지역 예술인들이 펼칠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데 열정이 남달랐다.
Q. 오페라 <2. 28> 준비 과정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씀해주세요.
A. 2025년 창작산실 예비 선정을 위해 세 번의 심사를 거쳤죠. 25년 4월 18일 아르코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에서 실연을 60분 안에 마쳐야하는데 정확히 10초전에 끝낸것입니다. 마지막 예선을 위해 출연제작진들이 고양시까지 2일간 버스로 오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울고 웃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젠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단원들 모두의 열정적인 연습과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 공연이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총감독 박영국과 음악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앙리 베르그송의 말이 떠오른다.
'존재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며, 변화하는 것은 성숙하는 것이고, 성숙한다는 것은 끝없이 자신을 창조해가는 것이다.'
그의 음악적 행보는 익숙해진 방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창작오페라라는 장르는 '열정'을 뛰어넘어 선택의 구체성으로 드러난다. 창작은 언제나 충돌과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그가 창작오페라에 '진심'일수 있는 것은 그 불확실성을 회피하지 않는 용기 덕분이라 하겠다. 역사와 현재, 개인과 합창, 음악과 극 - 서로 다름이 부딪히는 경계에서 조율하며 충돌이 예술로 변화되는 지점을 붙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대는 결론을 강요하는 기념비가 아니라, 관객이 듣는 방식으로 각자의 답을 완성하게 하는 질문이 된다.
자신의 경계를 부수며 바깥으로 확장해오는 시간을 음악과 함께하며 창작 오페라가 '지금 여기'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총감독 박영국.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혼돈을 지녀야 한다'고 했던가. 그가 고뇌하고 숙고하며 탄생시킨 창작오페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2026년에는 한국 진혼곡 (KOREA REQUEM) (이태수 대본/ 박성미 작곡)에 대해 말한다. 독일에는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이탈리아의 '베르디 레퀴엠',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 레퀴엠'과 같이 우리나라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위한 진혼곡을 울리고 싶다는 그는 과거의 역사적 현실을 환기하면서 오늘의 현실을 성찰하고자하는데 시대를 잇는 오페라를 통해 예술적 질문과 감동의 서사를 전하고 있다.

<총감독 박영국>
계명대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성악과 졸업
이태리 국립 'G.Rossini' 음악원 및 'Hugo Wolf' 음악원 졸업
소피아 필하모닉, 서울시향, 대구시향 등 국내외 음악회 500여회 출연
서울 시립오페라단 <안드레아 쉐니에>외 오페라 50여편 주역 출연
계명대, 경북대, 영남대 음악대학 외래교수 역임
전)구미대학교 음악과 교수
현)구미오페라단 단장
창작오페라 <2. 28> 공연 안내
시간: 2026년 1월 16일~ 17일
16일(금) 저녁 7시, 17일(토) 오후 3시, 7시 (공연 소요 시간 약 90분)
장소: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제작진, 출연진 소개
제작진: 총감독 - 박영국, 작곡 - 박경아, 대본 - 이기철, 각색·연출 - 정철원, 지휘 - 임병욱, 합창지휘 - 최호준, 피아노 반주 -최주현
출연진: 김승철, 유소영, 손정희, 김만수, 차경훈 허은정, 이광근, 박예솔, 손재명, 김동녘, 구수민 외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