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가득 채우는 테너의 맑고 힘 있는 음성 음성은 때로 백 마디 말보다 강렬한 서사를 전한다. 여기, 이탈리아의 태양 아래서 다져진 정통 성악의 토대 위에 현대 뮤지컬의 화려한 숨결을 불어넣으며 한국 공연예술의 지형도를 넓혀가는 이가 있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뮤지컬전공을 국내 최정상으로 이끌며 후학 양성과 예술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황태율 교수다. 한양대학교를 거쳐 이탈리아 오토리노 레스피기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기까지, 그는 소리의 본질을 찾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담금질해왔다. 이탈리아 테르니 국제성악콩쿠르 등 유수의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라 보엠>, <리골레토> 등 오페라 주역으로서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이제 그는 그 뜨거웠던 무대 위 경험을 강단으로 옮겨와, 원석 같은 학생들을 보석으로 빚어내는 ‘예술의 조각가’로 헌신하고 있다. 클래식의 엄격함과 뮤지컬의 유연함을 조화롭게 아우르며, 대한민국 예술 교육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황태율 교수. <대한민국예술신문>은 깊은 울림을 가진 그의 목소리를 통해, 예술이 지녀야 할 진정한 가치와 그가 그리는 미래의 무대를 조명해 보았다. [편집자
수성아트피아 박동용 관장을 만나 예술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26년 기획된 음악회를 소개해 주세요. ▶ 2026년 수성아트피아의 음악회는 ‘경험의 깊이’와 ‘접근의 확장’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구성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어온 명품 시리즈는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무대를 통해 예술의 본질적인 깊이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단순한 기교를 넘어, 삶의 시간이 담긴 연주를 통해 관객과 보다 깊이 있는 만남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마티네 시리즈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나는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고, 음악의 본질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스테이지 S’와 같은 시리즈를 통해서는 클래식에 국한되지 않고 연극, 전통,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이 일생에 한 번쯤은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청년 음악가와 청년 연극인을 발굴·지원하는 사업으로, 대학 졸업 이후 곧바로 설 무대가 부족한 젊은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이들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지속해
무대 위, 막이 오르기 전의 적막은 연출가의 상상력이 현실로 변하는 임계점이다. 여기, 수백 년 전의 고전 오페라를 오늘날의 관객이 숨 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연출가가 있다. 세련된 미장센과 치밀한 텍스트 해석으로 한국 오페라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홍민정 연출가다.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하며 언어의 결을 다듬고, 뮤지컬 배우로 무대 위 공기를 직접 호흡했던 그는 이제 무대 뒤에서 전체를 조율하는 ‘보이지 않는 지휘자’로 우뚝 섰다. 이탈리아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정통 연극과 오페라의 본질을 탐구하고, 박사 과정을 통해 이론적 깊이까지 더한 그는 명실상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젊은 거장이다. <리골레토>의 비극적 심연부터 창작 오페라 <안드로메다>의 현대적 감각까지, 장르와 시대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해온 홍민정 연출가. <대한민국예술신문>은 차가운 지성과 뜨거운 감성으로 무대를 채우는 그를 만나, 그가 꿈꾸는 오페라의 미래를 들여다보았다. [편집자 주] ■ 연출가 홍민정 (현 오페라 및 연극 연출가) ○ 학력 및 수학 •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
오케스트라의 튜닝이 끝나고 지휘자가 포디움에 오르는 순간, 적막은 곧 거대한 에너지의 폭풍으로 변한다. 여기, 악보라는 평면의 지도를 입체적인 소리의 건축물로 치환하며 한국 클래식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지휘자 박해원이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 음악대학을 거쳐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까지 정통 지휘법을 수학한 그는, 서구의 클래식 문법을 완벽히 체득하면서도 그 안에 한국적 열정을 녹여내는 독보적인 해석력을 보여준다. 오페라와 교향곡을 종횡무진하며 ‘예술상’을 거머쥔 그는 이제 단순한 테크니션을 넘어 음악의 본질을 탐구하는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교향곡이 고수하는 준엄한 정통성부터 오페라가 뿜어내는 탐미적인 긴장감, 나아가 현대 음악의 미로 같은 난해함까지, 그의 지휘봉 끝에서 탄생하는 선율은 언제나 명료하면서도 뜨겁다. <대한민국예술신문>은 이 시대가 주목해야 할 마에스트로 박해원을 만나, 그가 조율하는 음악적 이상향과 포디움 너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편집자주] 예술적 근원: 침묵 속에서 설계한 소리의 우주 1. [예술의 시초] 수많은 악기 중 ‘지휘’라는, 소리를 직접 내지 않으면서도 모든 소리를 지배하는 고독하고도 장엄한 길을
예술은 언어를 넘어 영혼을 울리는 힘이 있다. 여기,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무대 위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며,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클래식 무대에 ‘한국 가곡(K-가곡)’의 얼을 심어온 진정한 프리마돈나가 있다. 1993년 네덜란드 왕립음악원 최고학부 전문연주자과정을 한국인 최초로 수석 졸업하며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소프라노 임청화. 그는 단순한 성악가를 넘어 우리 가곡의 세계화를 이끄는 선구자이자, 시의 언어로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이며, 따뜻한 마음으로 후학을 길러내는 백석대학교 문화예술학부 교수다. 데뷔 40주년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고도 여전히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향해 나아가는 임청화 교수. 그가 걸어온 경이로운 음악 인생과 깊은 내면의 철학을 <대한민국예술신문>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 (현 백석대학교 문화예술학부 교수) ○ 학력 및 수학 •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 네덜란드 왕립음악원 최고학부 전문연주자과정(U.M) 한국인 최초 수석 졸업 및 오페라과 졸업 •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뮤지컬·연극 석사(M.A)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M
2026년 3월 5일 11시 수성아트피아 소극장, 첼로 양성원 연주 후 인터뷰 무대 위에서 울리는 첼로의 음색은 한 인간의 시간을 담는다. 깊은 울림 속에는 시간과 기억,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다. 첼리스트 양성원의 연주는 바로 그런 음악이다. 그의 연주는 단순한 해석이나 기교를 넘어 때로는 깊은 고독처럼, 때로는 삶을 끌어안는 따뜻한 숨결처럼, 삶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이날 그가 선보인 프로그램의 주제는 ‘낭만’이다. ‘낭만의 원형(바흐) - 낭만의 확장(카사도) - 낭만적 표현의 극대화(코다이)’라는 흐름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낭만적 정신을 조명한다. J. S. Bach | Cello 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G. Cassadó | Suite for Solo Cello Z. Kodály | Sonata for Solo Cello, Op. 8 그러나 그가 말하는 낭만은 특정 시대의 음악 양식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에 가까운 것이다. “우리는 낭만을 흔히 슈만이나 브람스 같은 작곡가와 연결해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흐 음악도 저에게는 낭만적인 부분이 있고
제주라는 삶의 자리에서 작곡가 안현순은 언제나 '음악이 사람에게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 화려한 기교보다 진심을, 완성된 형식보다 삶의 온기를 선택해 온 그의 합창은 웃음과 위로, 그리고 조용한 행복을 관객에게 건넨다. 이번 인터뷰는 제주의 자연과 역사, 이웃의 삶 속에서 길어 올린 그의 음악 세계를 따라가며, 예술이 삶과 만날 때 비로소 생겨나는 깊은 울림을 들여다본다. [인터뷰/글. 조정인 발행인, 최영민 이사, 황유진 편집장] [궁금해요 (1)] '꼬마 반주자의 설렘' -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작은 교회의 반주자로 음악을 시작하셨지요. 당시 발이 겨우 닿는 피아노 앞에 앉아 찬송가를 연주하던 어린 안현순의 마음은 어땠나요? 그때 느꼈던 순수한 행복이 지금 작곡하시는 곡들에도 여전히 어떻게 녹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그 시절을 떠올리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데요, 어린시절에 처음 반주를 하게 됐을 때, 찬송가 반주 자체도 정말 떨렸지만 기도가 끝나는 '아~멘!' 후에 기도송의 전주를 자신있게 차고 나갈 수 있을까 엄청 콩닥거렸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네요~. 찬송가 반주 연습을 통해
‘소란 없이 자신의 일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위대함이다'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겉으로는 평온하되 내면에서는 매 순간 성장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주는 음악가가 있다. 이광호 지휘자가 그러하다. 그는 화려한 수사보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책임과 성실로 음악을 증명하고 있다. 온기를 느끼며 시작한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들과 피아노 앞에 모여 ‘365 애창 가곡집’을 함께 화음 맞추던 기억은 그에게 음악은 가장 따뜻한 관계의 언어로 다가온다. 다섯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 ‘남자가 피아노를 친다’라는 놀림을 받으면서 바이올린으로 전향한 일화는 이제 그가 미소로 전하는 ‘웃픈’ 추억이 되었다. ‘부족하다’라는 고백에서 시작된 전환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 교수로 임용되어 학교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지휘의 경험이 있었지만,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것의 무게는 상당하더군요.’ 첫 연주를 마치고 연주 영상을 확인하던 순간,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라고 결심한다. 안식년을 맞아 다시 미국으로 향한 이유다. 안식
오페라 하면 흔히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등을 떠올리게 된다. 주요 줄거리로 사랑, 복수, 그리고 신분차이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본질을 일깨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준다. 과거의 이야기일지라도 권력의 부패, 신분 갈등, 인권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오페라. 오페라는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숭고함과 뜨거운 생명력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렇다. 과거의 외침이 단지 기록에 머물지 않고 음악을 통해 현재의 우리에게도 자유와 정의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하는 오페라가 있다. 바로 창작오페라 <2. 28>이 그러하다. 창작오페라 <2. 28>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2. 28 학생민주운동'은 3.15 부정선거를 들추어내고 '4.19 혁명'의 불씨와 도화선이 되었다. 그 날의 외침을 공연예술로 되살려, 청소년이 주체가 된 최초의 민주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의 정의와 자유의 가치에 대해 다시 묻고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이 겪은 하루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딸은 아버지의
25년 12월 24일부터 26년 1월 4일까지 수성못 일원에서 수성빛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밤밤곡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대구의 대표적 겨울 축제이다. 제7회 수성빛예술제 김광수 총감독을 만나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축제를 즐겨보자. Q. 총감독님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제7회 수성빛예술제 총감독 김광수입니다. 저는 조명과 빛을 기반으로 한 조형예술과 공간 연출을 작업해 왔습니다. 특히 예술이 특정 전문가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삶과 공공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식에 관심이 큽니다. 저에게 수성빛예술제는 ‘축제의 조명연출’이라기 보다,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만들며 성장하는 ‘빛 예술의 장‘입니다.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제1~6회 수성빛예술제 기획연출 참여 *제3~4회 해운대빛축제 디자인기획 총괄 *대가야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자문위원 *문화유산야행 및 공공시설 야간경관 기획연출 Q. 빛 예술제를 주관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씀해주세요. A. 화려한 개막식의 점등보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이 처음으로 불을 켜보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