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로 시작해 오페라에 이르다. 테너 김동녘이 2월 10일(화)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대구콘서트하우스 기획 공연으로 마련되어 관객을 만난다. '동요에서 오페라까지'…테너 김동녘, 음악과 인생을 노래하다 테너 김동녘에게 음악은 삶의 흐름이자 성장을 이끄는 힘이었고, 지금도 그는 그 여정을 무대 위에서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성악가로서 겪은 전환점, 그리고 다가오는 리사이틀에 이르기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의 음악 여정은 동요에서 시작되었다. “어려서부터 공부보단 노래부르는 걸 좋아했어요”라는 그는 초등학교 시절 담임교사의 권유로 동요를 접했고,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초·중등 시절 동요와 가요를 부르며 음악을 즐겼다. 중학교 3학년 때 예고 진학을 준비하던 친구의 영향을 받으며 성악의 길을 결심했고, 부모님에게 뜻을 전한 뒤 본격적으로 성악 전공의 궤도에 올라섰다. 오페라와의 운명적인 만남 – ‘알프레도’가 되다. 김동녘의 진로를 결정지은 순간은 대학 진학 당시 경북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했던 경험이다. “오디션을 통해 남자 주인공인 ‘알프레도’ 역을 맡게 되었고, 작품을 준비하면서 오페라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 무대를 계기로 유학을 결심했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죠.” 그는 이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 성악가로서의 자리를 다졌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넓혀왔다. 가장 설레었던 순간 – 조수미와의 무대 많은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조수미 독창회’ 게스트 출연을 꼽았다. “귀국 후 우연한 기회로 조수미 선생님의 독창회에 게스트로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제가 졸업한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의 대선배이시자 세계적인 성악가와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정말 설레고 벅찬 경험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그에게 단순한 영광이 아니라, 음악가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화려한 무대 뒤의 아픔 – 그리고 선택의 성숙 음악가의 삶은 무대 위의 환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학 생활 중 겪었던 한 사건은 그에게 인생의 균형과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창작오페라를 준비하던 중, 공연을 불과 4일 앞두고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통화할 때마다 ‘너 한국 올 때까지 살아있어야 할 텐데’라고 말씀하시던 할머니였기에, 장례식에도 가지 못한 채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에게 가족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했고, 이후 부모님 임종은 지켜드리겠다는 결심으로 귀국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Q.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나를 닮은 노래 – <여자의 마음> 테너 김동녘이 가장 아끼는 곡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또〉 중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이다. “짧은 곡이지만 테너의 전형적인 매력을 모두 보여 주는 곡이라 좋아합니다. 부르면서도 저 자신이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의 목소리에는 유학과 성장, 그리고 무대에 서는 사람만이 겪는 기쁨과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앞으로의 다짐 – 소통하는 성악가로 그는 앞으로도 대중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공연을 함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무대는 늘 그에게 에너지의 원천이다. 컨디션 관리에 힘쓰며, 더욱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는 그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다짐한다. 그의 다짐 속에는 단순한 기술이나 실력 이상의 ‘진심으로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신념이 깃들어 있다. 다가오는 무대 – 대구 콘서트하우스 독창회 그는 전문 연주자로서 전국 각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대구 콘서트하우스의 기획 공연 ‘Classic ON’에 초청되어 독창회를 준비 중이다. 토스티의 연가곡 중 슬픈 사랑의 노래 4곡과 함께, 오페라 〈리골레또〉의 아리아등 다양한 곡들을 선보인다.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F. P. Tosti - Quattro canzoni d'Amaranta 토스티 – 4개의 슬픈 사랑의 연가 1. Lasciami! Lascia ch'io respiri 2. L'alba separa dalla luce l'ombra 3. In van preghi 4. Che di, cio parola del saggio? L. v. Beethoven - Zartliche Liebe, WoO 123 “Ich liebe dich” 베토벤 – 부드러운 사랑, WoO 123 “그대를 사랑해” E. Grieg - Melodies of the Heart, Op.5 No.3 “Ich liebe dich” 그리그 – 마음의 선율, Op.5 No.3 “그대를 사랑해” G. Donizetti - “Una furtiva lagrima” from Opera <L'elisir d'amore> 도니제티 –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 INTERMISSION P. Sorozabal - “No Puede ser” from Opera <La Taberera del puerto> 소로사발 - 오페라 <항구의 선술집> 중 “그럴 리가 없어” C. Gardel - Por una cabeza 가르델 – 간발의 차이 윤학준 - 별 정환호 - 꽃피는 날 G. Verdi - Opera <Rigoletto> 베르디 – 오페라 <리골레토> 중 “Signor ne principe... E il sol dell'anima” “그가 훌륭한 분이 아니었으면... 사랑은 영혼의 태양” “Caro nome che il mio cor” - Sop. 박예솔 “그리운 그 이름이여” “Parmi veder le lagrime” “그녀는 울고 있는 것 같아” 공연 정보 공연명: Classic ON – 테너 김동녘 리사이틀 일시: 2026년 2월 10일(화) 19:30 장소: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소공연장) 테너 김동녘 -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성악전공 졸업 -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졸업 및 조교과정 수료 - 이탈리아 빈첸조 벨리니 국제 성악콩쿠르(Concorso Internazionale per voci liriche "Vincenzo Bellini") 1위 없는 2위 로란도 니콜로지 국제 성악콩쿠르(Concorso Internazionale Rolando Nicolosi) 3위 도메니코 에 가에타노 데 파오리스 국제 성악 콩쿠르(Concorso Internazionale Domenico e Gaetano de Paolis) 2위 잔루카 캄포키아로 국제 음악콩쿠르 (Concorso Internazionale Gianluca Campochiaro) 성악부분 대상 및 다수 콩쿠르 입상 - 오페라 <La Traviata>, <Rigoletto>, <Così fan tutte>, <Il Barbiere di Siviglia>, <La Bohème>, <Die Zauberflöte>, <L'Elisir d'amore>, <Il Mondo della luna>, <왕의 나라> 등 주역 - 대구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코리아팝스오케스트라, DIOO 오케스트라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연주 - 현) KAN엔터테인먼트 소속 성악가, 로만짜 대표, 경북예술고등학교 출강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삶은 어느 순간부터 반복이 되고, 반복은 무감각을 낳는다. 특히 중년의 삶은 책임과 수고로 빼곡하게 채워지면서도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잊힌 시간’ 위에, 조용히 반짝이는 일이 있었다. 바로 노래, ‘가곡’을 배우는 일이었다. 이번 2025 대한민국예술신문 Winter 음악콩쿠르 [일반부 & 시니어부]에서 입상한 이경옥, 김수련, 김미향 세 명은 모두 성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지만, 중년의 어느 날부터 가곡을 배우며 음악을 생활 속으로 가져왔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한 음악이었지만, 무대는 떨림과 설렘의 공간이 되었다. ‘노래하는 순간,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태어난다.’ 가족과 일, 책임과 역할이 겹겹이 쌓이면서 삶은 성실해지지만, 마음은 무뎌지기 쉽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 사람의 이야기는 그 고정관념을 조용히 뒤집는다. 전문 연주자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노래를 시작했고, 그 노래는 삶의 리듬을 되돌리고 관계의 온도를 회복시키는 통로가 되었다. 이번 인터뷰는 입상자 이경옥·김수련·김미향 세 명을 통해, 중년기 음악 활동이 어떻게 일상을 일으키고, 감정을 조율하며, 삶의 품위를 유지하는지 기록한다. 이경옥(일반부 비전공 / 성악 금상) "노래가 있는 목요일, 삶에 리듬이 생겼어요." 이경옥 님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친한 동생의 권유로 가곡 교실에 와봤는데, 같이 하는 사람들이 좋았어요”라는 말처럼, 공동체의 분위기가 첫 문이 되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무대는 낯설었다. 그런데 낯섦보다 더 큰 감정은 설렘이었다. “목요일 수업이 기다려져요. 차에 타고 남편에게 그날 배운 노래를 불러주면 너무 좋아해요.” 이야기 도중 그녀는 미소를 머금었다. 노래는 단지 혼자의 기쁨이 아니라 부부간 대화의 온도를 높이고,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힘이 되었다.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섰던 날, 금상을 수상한 순간은 자신에게 ‘존재의 자긍심’을 되찾아준 순간이었다. 악보를 펼치고 연습하는 시간은 ‘그냥 집에서 누워 있었을’ 삶을 들어 올려, 다시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특히 그녀는 가사를 들으며 시를 읽는 느낌으로 가곡을 표현한다. 노래가 곧 시(詩)의 낭독이자 감정의 정돈이 되는 순간이다. 그녀에게 위로가 되었던 곡은 〈강가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이 곡은, 음악이 단지 소리를 넘어 기억의 서정이자 마음의 풍경화임을 보여준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그녀는 주저 없이 답했다. “금상을 받았을 때요.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제 모습이 너무 행복했어요.” 김수련(시니어부 비전공 / 은상) "합창에서 솔로로- 움츠림을 넘어 ‘표현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노래 경력만 10년째인 김수련 님은 군인이었던 남편과 전국을 떠돌며 살았다. 삶의 변화 속에서도 성가 봉사를 이어갔고, 그 안에서 ‘가곡에 대한 목마름’은 단순한 취미 욕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마음의 방식이었다. 낮은 음역의 알토로만 노래하던 그녀에게 성가 지휘자가 건넨 한마디가 새로운 문을 열었다. ‘한 번 고음을 내봐요.’ 그때부터 합창을 넘어 솔로를 꿈꾸게 됐다. 음악은 한 사람의 가능성을 “허락”하는 예술이다. 가능성은 원래 없던 것이 아니라, 꺼내어 이름 붙이기 전까지 잠들어 있던 능력이다. 합창단원에서 솔로 가수로, 무대는 어느새 ‘두려움’이 아닌 표현의 공간이 되었다. "맏이로서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마음에 항상 신중함이 자리 잡았죠. 노래를 부를 때도 잘못 부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지금은 무대에서 편안하고 행복을 느껴요" 그녀가 좋아하는 곡은 〈청산에 살리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자연과 함께 살았던 시간, 강원도의 풍경이 겹친 그 음악은 그녀에게 자연의 품처럼 너른 위로를 안겨주었다. 노래는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었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주었다. 그녀에게 자연을 노래하는 곡은 마음의 호흡을 길게 만드는 언어가 된 것이다. 김미향(시니어부 비전공 / 금상) "내 삶이 우아해졌어요. 가곡은 정서의 정원이에요." 김미향 님은 영어학원 원장으로 오랜 세월 바쁘게 살아왔다. 여러 취미를 시도했지만, 끝까지 꾸준하게 이어진 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의 소개로 가곡 교실에 가게 되었고, 첫날부터 중창 무대에 서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가곡을 다시 부르니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너무 편안했어요.’ 그녀는 말했다. “나를 위한 시간, 내가 몰랐던 나를 찾는 일… 그 시작이 노래였어요. 그리고 삶을 우아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죠.” 여기서 ‘우아함’은 사치가 아니라 태도다. 내 감정을 정돈하고, 말과 호흡을 가다듬고, 타인 앞에서 한 편의 시를 노래로 건네는 행위 자체가 삶의 결을 바꾼다. 그는 특히 은퇴 시기에 노래를 권하고 싶다고 했다. 악기는 계속하지 않으면 장식품이 될 수 있지만 노래는 악보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어디서든 연주가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덧붙였다. 동시에 무언가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에 노래가 좋다는 말에는 중년 이후 삶의 핵심 과제가 정리와 선택, 그리고 자기돌봄임을 정확히 짚는 통찰이 담겨 있다. 노래는 그녀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부부간의 감정, 자녀와의 관계, 직장 내 스트레스까지 조율해 주었다. 특히 〈내 마음의 강물〉을 부를 때면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며 언젠가 이 곡을 제대로 잘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음악이 주는 위로는 종종 ‘듣는 위로’에서 멈추지 않는다. 부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순간, 위로는 ‘삶의 방향’으로 바뀐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지속을 가능케 한 사람으로 지도 교사 차경훈 선생님을 언급했다. '잘 이끌어 주셨기에 가능했다'라는 말에는, 성인 음악 교육의 핵심이 ‘기술’만이 아니라 지지, 꾸준함을 설계해 주는 지도력에 있음을 보여준다. 노래가 품격이 되는 순간 세 사람의 이야기에서 발견한 공통점은 분명하다. 음악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힘이다. 철학자 칸트는 '인간은 결코 수단이 되어선 안 되며, 언제나 목적 그 자체로 대우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년 이후, 누군가의 아내, 엄마, 맏이, 선생님으로 살아왔던 이들이 노래를 통해 다시 자신을 ‘목적’으로 되찾는 순간. 그 순간이 바로 품격의 회복이다. 내면의 절제와 조화, 그리고 평정심 위에 세워진 삶을 노래하며 당신의 삶은 여전히 아름답고 노래할 가치가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음악이 중년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활기, 정서의 균형, 그리고 자기서사의 회복이다. 노래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호흡과 발성이라는 신체적 질서를 통해 감정을 정돈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이, 음정과 리듬을 통해 형태를 얻는다. 노래하는 중년의 취미는 개인의 만족을 넘어 가족 안에서 서로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이번 콩쿨 입상자들이 건네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화려한 수상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나도 이런 게 되는구나'라는 문장이다. 중년의 음악은 아직 열려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무대는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을 존재하게 만든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음악콩쿠르 비전공자 일반부의 현장은, 음악이 특정한 전공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결을 다시 세우는 교양의 기술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기술은, 결국 한 사람의 일상을 더 단정하게 만들고,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살아지는 시간이 아닌 살아내는 시간이 되게 한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소란 없이 자신의 일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위대함이다'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겉으로는 평온하되 내면에서는 매 순간 성장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주는 음악가가 있다. 이광호 지휘자가 그러하다. 그는 화려한 수사보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책임과 성실로 음악을 증명하고 있다. 온기를 느끼며 시작한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들과 피아노 앞에 모여 ‘365 애창 가곡집’을 함께 화음 맞추던 기억은 그에게 음악은 가장 따뜻한 관계의 언어로 다가온다. 다섯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 ‘남자가 피아노를 친다’라는 놀림을 받으면서 바이올린으로 전향한 일화는 이제 그가 미소로 전하는 ‘웃픈’ 추억이 되었다. ‘부족하다’라는 고백에서 시작된 전환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 교수로 임용되어 학교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지휘의 경험이 있었지만,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것의 무게는 상당하더군요.’ 첫 연주를 마치고 연주 영상을 확인하던 순간,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라고 결심한다. 안식년을 맞아 다시 미국으로 향한 이유다. 안식년이란 단어가 무색할 만큼 여름학기까지 꽉 채워 공부하며, 온전히 지휘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보낸 그는 University of South Carolina에서 지휘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지휘자의 시간 악보와 함께 스스로를 단련한 그는 귀국 이후 음악적 행보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객원지휘자로 초빙되었고, 작은 오케스트라를 조직하여 활동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20년에는 경산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임용되어 2년간 교향악단을 이끌었다. 그는 자신을 ‘아직도 많이 발전해야 할 지휘자’라고 말한다. 그 겸손함은 단지 예의의 언어가 아니라, 음악가로서 스스로에게 부과한 기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순간으로 경산시향의 창단 연주회를 꼽는다. 창단 연주라는 의미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 시기 여러 차례 연기 끝에 마침내 무대가 성사된 날이었다. 단원도, 지휘자도 연주에 목말라 있던 시간을 떠올린다. ‘연주 전 튜닝을 위한 ‘오보에의 A 소리를 듣는데 참 행복했어요.’라는 고백이 있었다. 음악의 환희는 종종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시작의 음’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정말 즐거운 연주였고, 순간순간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였죠.’라는 말은 그날의 무대가 단지 성과가 아니라, 음악으로 함께하는 회복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Q. 특별히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인지요? 그 이유는? A. 작곡가는 베토벤을 가장 좋아합니다. 누군가가 베토벤의 음악은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라 (연주자가) 만들어가는 음악이라고 했는데, 참 좋은 말입니다. 이런 얘기를 내가 제일 먼저 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웃음) 베토벤의 멜로디를 분석해 보면 스케일과 아르페지오가 대부분인데, 그 조합이 얼마나 훌륭한지요. 교향곡은 다 좋고, 현악사중주, 특히 말년의 곡들은 심오합니다. 피아노 트리오 대공 3악장도 자주 듣습니다. 물론 연주할 때가 훨씬 좋습니다. Q.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오케스트라, 전공 실기, 실내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휘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하지만, 매년 바이올린 독주회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학 때는 주로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스즈키 캠프에도 함께하는데, 때 묻지 않은 맑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겸손과 순수, 그리고 묵묵한 성실 그는 스스로를 ‘연습을 좋아하는 음악가’라고 말한다. 때론 해결되지 않는 부분과 씨름하는 답답한 시간마저도 사랑한다. 그 답답함과 고민의 경험이 쌓여서 발전을 경험하고 어느 날 뒤돌아보면 해결된 순간- 바로 그때를 음악의 매력이라 꼽는다. 그의 음악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신뢰 위에 서 있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탁월함(arete)’은 단발의 성취가 아니라 습관의 반복에서 길러지는 성질이다. 즉, 어떤 날의 기량이 한 사람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연습이 한 인간의 윤곽을 만든다. ‘저는 대가들이 부럽습니다. 그들의 실력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들이 음악을 온전히 느끼는 행복감이 저보다 몇 배는 될 것으로 생각해 그들이 부럽습니다. 음악을 요 정도만 아는 저도 이렇게 행복한데...’ 그는 예술의 정점을 ‘성공’이나 ‘명성’이 아니라 ‘행복감’으로 말한다. 예술은 결국 삶을 더 잘 살아가게 하는 방식, 즉 내면의 기쁨을 정교하게 만드는 기술임을 알려준다. 음악 앞에서 더 투명하게 행복해질 줄 아는 사람으로 겸손, 감사, 경탄은 그의 품격을 말해주는 단어다. “저는 음악의 힘을 믿으며, 그 힘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은 에너지가 충만할 때 더 잘 전달될 것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이야말로 청중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으로 세상은 바꿀 순 없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이 꼭 필요합니다.” 그와의 대화에서 ‘예술은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인간의 내면과 공동체의 감각을 재조율하는 힘을 가진 예술은 타인을 대하는 온도, 삶을 견디는 힘을 주는 에너지를 전한다. 개인의 취향이나 오락에서 공동체의 분위기를 다듬고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그는 전하고 있다. Q. 다가오는 경대 신년 음악회, 대구 스트링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A. 매년 열리는 ‘경북대학교 신년 음악회’에 올해도 지휘를 맡게 되어 영광입니다. 경북대학교와 TBC 방송국과 함께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인데, 클래식뿐만 아니라 국악, 뮤지컬 가수 등도 어우러져 다양하고, 흥미 있는 레퍼토리가 연주됩니다. TBC와 유튜브에서 중계되니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 스트링스 오케스트’라는 이름에서 알려주듯 현악기 위주의 실내악 단체로 출발하여, 지금은 실내악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도 자주 연주하는 전문 연주단체입니다. 매년 콩쿨을 개최하여 입상자를 위한 협주곡의 밤을 열고 있으며 매년 2차례 이상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신년 음악회, 송년 음악회 등으로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의 신년 음악회에서는 니콜라이의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 서곡을 시작으로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 베토벤 ‘트리플 콘체르토’ 등이 연주됩니다. 이광호 지휘자는 묵묵함 속에 빛나는 음악가의 본질을 보여준다. 과시 대신 축적을 택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신뢰하며, 더 잘 ‘들리게’ 하기 위해 자신을 낮춘다. 예술이란 열망의 언어가 아니라 사랑의 지속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의 행보가 증명한다. <주요 경력>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졸업 (학사, 바이올린) Peabody Conservatory of Music 졸업 (석사, 바이올린) Michigan State University 졸업 (박사, 바이올린)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졸업 (석사, 지휘) 경산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교향악단, 포항시립교향악단,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DIOO), CM오케스트라, South Carolina Philharmonic Orchestra, CTS 방송국 음악회 등 지휘. 코리안쳄버오케스트라, 포항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국악단, 수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 충청필하모닉오케스트라, 우크라이나국립교향악단, 대구필하모닉오케스트라, 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협연. 경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천시립교향악단 악장 역임 현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수, 에스프리 앙상블 음악감독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대한민국 예술교육 현장을 기록하고 조명해 온 대한민국예술신문이 2026년을 함께 만들어 갈 "협력학원 (Partner Academy)"을 모집합니다. 예술교육의 성과가 사회적 신뢰로 이어지고, 학원의 전문성이 공신력 있는 언론을 통해 확산되는 지속 가능한 예술교육 파트너십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모집 개요 모집 대상 음악·예술 분야 전문 학원 및 교육기관 모집 기간 2026년 1월 5일 (월)부터 상시 모집 운영 형태 대한민국예술신문 공식 협력학원(Partner Academy) 제도 ■ 협력학원 주요 혜택 <학원 부담 全無>1. 학원 홍보 지원 | 공신력 있는 언론 노출 원장 인터뷰 기사 연 1회 학원 성과 기사 연 12회 학원 기획 기사 연 12회 대한민국예술신문 온라인 공식 게재 2. 학원 사업 지원 | 협력 사업 및 특전 제공 정기·특별 콩쿠르 특전 및 우선 혜택 해외 연주회·기획 공연 우선 참여 기회 각종 시상·행사 관련 협력학원 전용 혜택 3. 학원 성장 지원 | 공신력·브랜드 가치 강화 대한민국예술신문 주관 음악협회 및 단체 (임원·위원 위촉장 수여) 신문 공식 페이지 협력학원 인증 학원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공인 효과 ■ 협력 연계 프로그램 대한민국예술신문 해외 음악 연주회 (후쿠오카·타이베이 등 국제 무대) 해외 디폴로마, 최고연주자 과정 등 특별과정 운영 및 협력 (이태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 대한민국예술신문 음악 콩쿠르 (정기, 특별 - 일반콩쿠르, 작곡콩쿠르, 실용콩쿠르) 대한민국예술신문 시니어 음악 콩쿠르 (성악·중창·가곡·국악 부문 - 해외연주회 '몽골') Prelude Concert (아마추어 연주회) Global Young Artist Award & Recital SONORIA / SONORIA Junior Singers ■ 이런 학원을 찾습니다 단기 홍보가 아닌 지속 가능한 브랜드 성장을 원하는 학원 예술교육의 성과를 공식 기록과 아카이빙으로 남기고 싶은 학원 학생·학부모에게 신뢰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싶은 학원 국내·해외 무대와 연계된 확장형 교육 모델을 지향하는 학원 ■ 상담 및 문의 전화 010-7905-2579 / 070-4079-2579 이메일 eduladder@naver.com 홈페이지 www.keyepress.com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83길 18 (빌딩 4층) [대한민국예술신문]
25년 12월 24일부터 26년 1월 4일까지 수성못 일원에서 수성빛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밤밤곡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대구의 대표적 겨울 축제이다. 제7회 수성빛예술제 김광수 총감독을 만나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축제를 즐겨보자. Q. 총감독님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제7회 수성빛예술제 총감독 김광수입니다. 저는 조명과 빛을 기반으로 한 조형예술과 공간 연출을 작업해 왔습니다. 특히 예술이 특정 전문가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삶과 공공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식에 관심이 큽니다. 저에게 수성빛예술제는 ‘축제의 조명연출’이라기 보다,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만들며 성장하는 ‘빛 예술의 장‘입니다.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제1~6회 수성빛예술제 기획연출 참여 *제3~4회 해운대빛축제 디자인기획 총괄 *대가야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자문위원 *문화유산야행 및 공공시설 야간경관 기획연출 Q. 빛 예술제를 주관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씀해주세요. A. 화려한 개막식의 점등보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이 처음으로 불을 켜보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지를 하나하나 붙여가며 즐거워하던 순간, 그리고 한지로 만든 구조물이 빛을 머금는 그 짧은 순간 말이죠. “이게 정말 우리가 만든 거예요?”라고 말하던 표정에는 완성에 대한 기쁨을 넘어, 스스로 창작자가 되었다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 장면을 만날 때마다 수성빛예술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Q. 빛 예술제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저는 지난 7년간 시민들과 어떤 빛예술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통 재료인 한지를 통해 참여형 빛예술이 한 단계 발전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수성빛예술제의 작품은 어디서나 재현되는 일반적인 조형물이 아니라 수성구 지역의 작가, 학생, 주민의 손으로 만들어져 수성못에서만 성립하는 ’장소특정적 예술‘이 되었습니다. 수성빛예술제가 시민들에게 하나의 겨울 축제로 남기보다, 함께 만들어낸 빛의 예술적 담론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Q. 25년 축제의 주제와 감독님의 예술관을 들려주세요. A. 2025년 수성빛예술제의 주제는 ’수성, 빛의 생명들’입니다. 이 주제는 ‘수성못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바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특정한 이미지를 미리 제시하기보다, 빛과 사람 그리고 장소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생성되는 과정에서 ‘생명’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수성못의 환경에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공공예술을 규모나 산업의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 ‘공공장소에서 어떤 예술적 담론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성빛예술제는 더 밝고 화려한 연출을 경쟁하기보다, 수성못이라는 장소에서 빛과 예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주민들과 함께 고민해 온 예술제입니다. 사실 이러한 방향의 출발에는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조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한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분명해진 것이 있습니다. 예술은 결국 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평범한 종이 위의 그림이 금보다 큰 가치를 지닐 수 있고, 낡은 기타 하나와 한 사람의 목소리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주민 참여’라는 가치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 주었고 특히 전통 재료인 한지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지는 빛을 담아내는 재료이자, 사람의 손과 시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매체입니다. 전통 재료로써 아날로그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죠. 최근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이 현대적 감각과 결합하며 세계적인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전통 한지를 주민 참여 과정과 결합하는 시도는 의미 있는 실험이라 생각했습니다. 유럽의 여러 공공예술 축제에서 보아온 주민 참여 방식처럼 이번 수성빛예술제의 빛은 단순한 연출을 넘어 특별한 공동의 창작 행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수성빛예술제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예술적 의미가 되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예술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수준 높은 도구입니다. 놀이처럼 시작해도 좋고, 취미처럼 일상에 스며들어도 괜찮습니다. 예술이 익숙해지고 서로의 언어가 되어 나눠질 때, 작가와 관람객은 더욱 수준 높은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이어지는 다음 예술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A. 앞으로의 수성빛예술제는 사업 규모의 확장보다는 더욱 참여의 의미가 깊어지는 예술제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참여의 범위가 넓어지더라도 교육과 기록 그리고 예술제가 끝난 이후까지 이어지는 예술의 사회적 구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민들이 아마추어 예술가로 참여하고, 청년 전문예술인들이 교육하며 수성구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경제적,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수성빛예술제는 지역 문화의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광수 총감독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빛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그의 삶에서 빛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대답 속에 축제의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빛은 나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를 드러나게 하는 존재라고... 빛은 예술적 형태를 직접 만들기보다 작품의 명암, 공간의 색감과 분위기 그리고 시간의 흐름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재해석한다. 수성빛예술제는 밤을 밝히는 빛이기보다, 예술을 마주하는 관람객의 마음을 비추는 역할이 되길 바라는 총감독의 바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축제이다. 25년 한 해 동안, 자신이 빛나기보다 당신이 빛날 수 있게 수고해준 고마운 누군가가 떠오르시나요? 사랑하는 사람, 감사한 분과 함께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수성빛예술제를 전한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음악으로 빚은 삶, 예술의 품격을 노래하다. 31년간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서 후학을 길러온 심송학 테너는 정년퇴임 이후에도 여전히 음악의 숭고함을 전하고 있다. 전공자를 넘어 비전공자에게까지 성악의 기본과 감성의 품격을 전하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행보로 답을 대신한다. 독일 가곡의 내면을 ‘스승의 온기’로 배운 시간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만하임 음악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독일 가곡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다. 그 출발점은 서울대 재학 시절 평생의 은사 정훈모 교수의 영향이다. 국내에서 ‘독일 가곡 독창회’ 개최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정훈모 교수의 가르침은, 그가 리트(Lied)의 ‘내면적 분위기’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었다. “정훈모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독일 가곡을 사랑하게 되었죠. 선생님께 배운 슈만과 슈베르트의 가곡을 부를 때면 지금도 스승의 따뜻한 영혼을 느끼게 됩니다.” 독일 가곡은 ‘시(詩)와 음악의 결합’으로, 그 시의 결을 건드리지 않는 내밀함이 곧 음악가의 품격이 된다. 말보다 느리게, 그러나 더 깊게 도달하는 독일 가곡은 시의 호흡을 따라가되 감정의 섬세한 결정을 드러낸다. 시가 품고 있는 고독, 여백 등은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성을 경험하게 하고 고요한 평정으로 이끈다. 시와 음악의 정갈함을 그는 스승에게서 배웠고, 이후 교육 현장과 지역 문화 안에서 그대로 실천해 왔다. 지역의 음악사를 ‘조직과 교류’로 확장하다. 1983년부터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 몸담았던 그는 1985년 대구 최초의 ‘독일가곡연구회’를 창단했고, 1997년 ‘한국가곡회’를 만들어 예술가곡의 기반을 넓혔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국제교류다. 경북대와 일본 나가사키대 간 교류를 이끌며 한·일 합동 연주회와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 국제교류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견인했다. 24년간 이어진 양국 교류는 단순한 ‘행사 연속’이 아니라, ‘신뢰가 축적된 교육·연주 네트워크’의 역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또한 2002년부터 나가사키에서 개최되는 ‘마담 버터플라이 국제콩쿠르’에 한국 대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인 나가사키에서 차세대 성악가를 발굴하며 그의 교육자적 정체성을 또 한 번 증명한다. 제자들에게 전하는 말 그가 학생들에게 반복해 온 당부가 있다. 바로 음악적 기술보다 먼저 ‘태도’를 겨냥한다. ‘순수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많은 인내와 성실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자신을 반성하고, 자연 속에서 더 큰 삶의 철학을 배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음악은 이 사회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므로,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언제나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사회 속에서 모범적인 삶의 주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의 정년퇴임 음악회의 레퍼토리 중 하나였던 괴테의 시에 의한 〈방랑자의 밤 노래〉는 ‘성찰의 기점’으로 보인다. 괴테의 시 행간에는 방랑하는 이가 자아를 넘어 무한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무한은 나와 세계를 초월하여 종교적이며 예술적으로 승화되는 숭고와 동경의 세계이다. 방랑자의 밤, 자연의 침묵, 낮아지는 숨—그 상징은 결국 ‘큰 소리로 증명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일과 닿아 있다. 그에게 음악은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방식이다. Q. 교수님은 일상에서 오는 감정의 균열을 어떻게 회복하시나요? A.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는 ‘인생은 고통과 권태를 오고 가는 시계추와 같다’라고 합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 삶의 의지라는 이름의 욕망이 끊임없이 고개를 들고 그 욕망이 때로는 고통의 근원이기도 하죠, 저는 음악을 통해 일상의 균형을 되찾습니다. 틈틈이 집 근처 진밭골을 산책하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을 듣기도 하죠. 자연이 주는 휴식과 더불어 내면에 귀 기울이며 대화하다 보면 감정의 파장은 어느 순간 고요함으로 다가옵니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예술은 계속된다. -심송학 성악 아카데미- 퇴임 후 그는 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비전공자들에게도 가곡을 가르치는 ‘심송학 성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아카데미의 의미는 단순한 취미 강좌를 넘어선다. 클래식 성악을 전문가의 전유물에서 삶을 노래하는 언어로 지역 문화를 확장한 것이다. 이 아카데미의 발표회가 14회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지속’ 자체가 하나의 철학임을 말해준다. 성악은 연령의 변화에 따라 기량의 조건이 달라지지만, 그 변화 자체를 예술적 성찰의 재료로 삼아 훈련으로 감성을 지켜내는 시간이었음이 분명하다. Q. 제자가 바라본 ‘심송학 성악 아카데미’ 수업 시간은 어떠한가요? A. 그저 ‘취미로 노래하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으세요. 기본에 충실한 발성부터 발음, 그리고 작곡가에 대한 정서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시며 가곡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시죠. 전공과 비전공자의 경계를 넘어, 표현의 절제와 균형을 노래하며 삶의 지혜까지 이를 수 있는 시간이라 수업이 늘 기다려지고 설렙니다.” 비전공자에게 흔히 주어지는 ‘이 정도면 된다.’라는 온화한 타협을 그는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감성은 나이 들지 않는다’, ‘기본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그 엄격함은 누군가를 밀어내는 경계가 아니라, 존중의 방식이다. 쉽게 해주는 친절보다, 끝까지 배울 수 있게 이끌어 주는 배려이자 단호함으로 음악을 진지하게 전한다. Q. 심송학 교수님의 마음에 머무는 음악 중 한 곡은 어떤 곡일까요? A. “여러 곡이 많지만, 30여 회의 독창회에서 꼭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슈베르트 〈An die Musik〉입니다. 오, 사랑스런 예술이여!/ 수많은 회색빛 시간 속에서/ 삶의 거친 소용돌이가 나를 휘감을 때마다/ 당신은 내 마음에 따듯한 사랑을 불러일으켰고/ 나를 더 나은 세계로 이끌어 주었지요/ 예술에 감사하는 가사가 너무 좋아요.” 심송학 테너와 음악에 관해 대화하다 보니,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가 떠오른다. ‘상황 속에서 가장 적절한 선택을 반복하며 삶의 품격을 세우는 능력’인 실천적 지혜를 음악으로 전하는 교수님! 예술을 통해 한결같이 ‘기본’과 ‘감사’, ‘절제’라는 덕목을 꾸준하게 탁월함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음악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라는 질문을 말로만 던지지 않는다. 인내와 성실함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음악으로 봉사하며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을 안내하고 실천하고 있다. 오늘은 그가 사랑한 독일 가곡을 들으며 감정의 고조보다 시의 어휘 하나하나에 가만히 몸을 기댄다. 말이 아닌 숨, 멜로디보다 정서의 흐름을 따라가며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음악은 또 그렇게 우리의 흐트러진 삶을 고요한 공감으로 다시 일으키고 관조적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클래식 공연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 마저도 청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는 음악가 G-tree Art Company(지트리아트컴퍼니) 현동헌 대표의 삶과 음악을 들여다본다. 그의 음악 인생은 전형적인 ‘음악가의 길’과는 거리가 있다. 기계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 기술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안정된 직장생활 속에서도 ‘음악가로 사는 삶’에 대한 내적 갈등을 느꼈다. 인생의 궤도를 바꾼 결단은 20대 후반, 자신에게 던진 “10년 뒤에도 후회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늦은 음악 공부는 재수 끝에 경북대학교 음악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산업사회의 톱니바퀴 속에서 벗어나 예술이라는 생명력의 영역으로 자신을 던진 현동헌 테너는, 이후 '노래하는 공학도'라는 별칭처럼 기술자의 논리와 예술가의 감성을 병행하며 테너이자 기획자로서 두 개의 길을 확장해 갔다. 그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을 수석 졸업, 이어서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예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추었다. 2011년 예술단체 ‘지트리 아트컴퍼니(G-Tree Art Company)’를 창립한 그는 ‘포도나무’라는 이름처럼, 예술가들이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지트리의 활동은 단순한 공연 제작을 넘어, 예술가의 권익 보호와 지역 예술 생태계의 자생력을 목표로 한다. 현동헌 대표는 현재 지트리 아트컴퍼니 대표이자 한세대학교 예술경영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대구 전역에서 공연하며 지역 음악계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에게 기획은 곧 예술의 또 다른 형식이다. 첫 제작 작품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그의 음악적 철학의 출발점이었다. 후원 없이 표를 직접 팔고, 예술가들에게 정당한 개런티를 지급하며 공연을 완성했다.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의 전석 매진은 우연이 아니라 그의 신념의 결과였다. "예술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져선 안 된다”라고 그는 말한다. 현동헌 테너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사랑의 묘약>, <세비야의 이발사>, <춘향전>, <박희광> 등 다수의 오페라 및 콘서트 제작과 주역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표를 파는 행위, 즉 관객과의 직접적 연결을 예술의 근간으로 본 그는, 예술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사회 속에서 정당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믿는다. 코로나 시기에도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무관중 공연, 온라인 송출, 뮤지컬 제작 등 새로운 형식의 기획으로 관객과의 연결을 이어갔다. 뮤지컬 <칠성시장>은 그가 기획한 대표작 중 하나로, 지역 전통시장 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현대 백화점의 후원을 이끌어내며 지역 예술가들과 상생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공연이 아닌 ‘문화산업의 재구조화’라 할 만하다. 예술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제도와 행정, 복지의 언어로 예술을 번역하는 법을 배웠다. 그의 행정적 감각은 예술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또 다른 무기이다. 또한 대구지방경찰청, 대구여성단체협의회, 한국 다문화재단 등 다수의 단체에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명확하다. 순수예술의 깊이를 지키면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의 장을 만드는 것. 현동헌의 예술관은 ‘순수와 융합’이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그는 “융합은 순수를 지킨 후에야 가능하다”라는 철학으로 어설픈 융합을 경계하며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 강정보와 같은 열린 공간에서 시민 오페라단, 국악, 미술이 함께하는 <춘향전> 프로젝트를 꿈꾼다. 그 무대는 화려한 예술의 전시장이 아니라, 예술가와 시민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호흡으로 엮는 공공의 공간이 될 것이다. 테너로서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노래하지만, 그의 진정한 무대는 그가 기획하고, 교육하고,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구축하는 이 복합적 예술 생태계 전체이다. "예술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그의 말은 기술자 출신 예술가의 철학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획자의 신념처럼 들린다. 지트리 아트컴퍼니 현동헌 대표는 오늘도 순수와 융합의 경계에서, 음악이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만들고 있다. 그의 선도적인 역할 덕분에 지역 예술계는 더욱 견고하고 풍성한 미래를 기대해본다. 기술과 예술, 순수와 대중을 잇는 그의 독특한 행보는 앞으로도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시민과 예술가가 진정으로 상생하는 문화 생태계가 그의 손에서 활짝 꽃필 것을 기대하며 진심 어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wellnessart@naver.com]
도시의 문화 수준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대형 오케스트라, 화려한 오페라·뮤지컬 레퍼토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대형 공연장의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기억되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의 ‘공간울림’이다. 30여 년간 그 공간을 만든 이상경 대표의 삶 또한 그러하다. 아파트 거실을 연주 홀로 바꾸던 날 – 한 오르가니스트의 결심 1990년대 중반, 이상경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두 아이를 키우는, 비교적 안정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전공은 오르간, 교회와 학교에서의 연주·교육 활동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대구 지역 다수 대학에서 오르간 수업은 파이프 오르간이 아닌 전자오르간으로 대체되던 시기라, 이는 그녀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학교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진짜 오르간의 숨결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악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죠.” 그것의 결과물로 작은 공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하우스 콘서트’가 되었다. “오르간이 있는 아파트 거실이 연주홀로 된 거죠. 그렇게 문을 연 하우스 콘서트는 1994년부터 오늘까지 아파트 거실에서 주택으로, 다시 수성구 상동의 작은 공간을 거쳐 지금의 대덕마을로 여러 번의 이사를 거쳐 오늘까지 이어지게 되었어요.” 경제적으로 넉넉한 결정은 아니었다.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곳’, ‘이런 걸 누가 보러 오겠느냐’라는 우려 섞인 말도 따라왔다. 하지만 이상경 대표는 ‘음악을 나누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는 초심을 믿고 버텼다. 연주자이자 엄마, 교수라는 여러 이름에서 ‘작은 공간에서 큰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더해 간 것이다. 공간울림 – 하우스 콘서트에서 전문예술단체로 이곳에서 울리는 소리는 단지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데 그치지 않았다. 클래식, 재즈와 국악, 크로스오버와 인문학 강연까지 수많은 장르와 사람들이 오가며, 작은 공간은 어느새 도시의 문화적 거점이 되었다. 전문 연주자의 초청 연주회뿐 아니라 신예 연주자를 위한 무대, ‘사랑의 음악회’와 같은 사회공헌 프로그램까지 이어지면서, 공간울림은 ‘공연장’이자 ‘교육기관’, 그리고 ‘지역 소통의 공간’이라는 복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2007년 이 민간 공간은 대구시로부터 전문예술단체로 공식 인정받는다. 한 오르가니스트의 진정한 음악의 열정으로 시작해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 성장한 것이다. ‘작은 공간, 큰 울림’의 실제 공간울림의 공연 수를 들여다보면 이상경 대표의 일상이 얼마나 숨 가쁘게 흘러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어떤 해에는 한 해 180~200회에 육박하는 공연과 행사가 이 공간에서 열렸다. 그중에는 관객으로 가득 찬 실내악 연주회도 있었고, 비 오는 평일 저녁 몇 명의 관객과 함께한 바흐 연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경 대표의 기준에서 중요한 것은 좌석 점유율이 아니라, 그 시간에 이 공간 안에 음악이 어떻게 존재했느냐였다. 여기서 그녀의 진중한 면이 드러난다. 이런 진심과 감동이 함께하여, 공간울림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퀘렌시아가 아닐까? 이상경 대표가 여러 인터뷰에서 반복해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시가 진짜로 성장하려면, 눈앞의 실용성만 좇는 문화정책으로는 부족합니다. 순수예술의 토대가 있어야, 어떤 장르도 깊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순수예술의 기반’을 지키는 일을 사명으로 받아들인다. 그 실천의 한 축이 바로 2009년부터 매년 이어 온 여름 음악 축제이다. ‘모차르트’ ‘바흐’ ‘러시아 음악’ 등 특정 작곡가와 지역, 음악사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이 축제는, 지역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시대와 작곡가를 둘러싼 미학, 철학, 역사적 맥락까지 함께 소개하며, 관객이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 수준’을 넘어 ‘이해하고 사유하는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 이는 도시의 기억과 시간,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깊이 있는 클래식, 정교하게 쓰인 실내악, 경계의 확장은 우리에게 삶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느린 시간’을 제공한다. 그녀의 삶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 이상경 대표의 음악적 삶을 단순히 “성공한 민간예술단체 운영”으로만 요약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더 본질적인 의미는 다음의 세 가지에 있을 것이다. 1. 공간을 통해 관계를 디자인한 음악가 연주자, 관객,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호흡하는 무대를 만들어 왔다. 공간울림은 ‘무대이자 감동과 쉼이 있는 ‘관계의 장’이다. 2. ‘오늘의 흥행’보다 ‘내일도 기억될 공연’을 지향 티켓 판매량과 화제성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관객의 내면에 남는 음악적 경험을 우선해 왔다. 3. 청소년 관객이 연주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공간 어린 시절 관객으로 찾아왔던 청소년이 훗날 이 무대에서 연주자로 서는 장면이 가능한 공간울림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음악적 성장의 무대’를 제공한다. 이상경 대표님의 마음에 머무는 한 곡은 무엇인가요? 79학번 새내기의 첫 대학 생활로 "유터피" 라는 고전음악 동아리에 등록하고 "녹향"이라는 음악감상실을 간 날이었는데 거기서 처음 영접한 차이콥스키(Tchaikovsky)의 피아노협주곡 1번(Piano Concerto No.1 Bb minor Op.23)입니다.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하행 도입부가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죠. 이날의 첫 만남 이후 이 음악은 나의 스무 살이 시작되는 첫 기억이 되었으며, 그 후 음악 하며 살아온 오랜 시간 내 마음의 한 곡으로 남아 있어요.”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금은 다른 눈으로 자기 일상을 바라보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음악이 주는 깊은 울림이 아닐까? ‘공간울림’이 그러하다. 이곳에서 마주한 하나의 선율, 한 줄의 가사가 삶을 다시 견딜 작은 힘이 되는…. 삶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어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울림을 확장해온 이상경 대표의 진심을 전한다. [대한민국예술신문 최영민 wellnessart@naver.com]
서울 반포에서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해 온 문석환 원장은, 연주자이자 교육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덕원예고와 한양대 음대를 거쳐 서울시향 협연, 해외 유학, 다양한 오케스트라 활동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음악 여정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교육 현장에서 후학 양성과 클라리넷 음악의 저변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음악 인생과 교육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자기소개 및 프로필“안녕하세요 반포에서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중인 문석환입니다.프로필을 간략히 소개하면 덕원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 음대 관현악과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덕원예고 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서울시립대 콩쿠르에 입상하였습니다. 대학교 시절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했습니다. 졸업 후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후 독일아헨음대 대학원과정을 수학했습니다. 귀국 후 아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분당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인 심포니커오케스트라의 멤버로 일본 순회 연주를 다녀왔습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문클라리넷 학원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화려한 경력 이면에는 클라리넷이라는 한 악기와 30년 가까이 대면하며 쌓아온 꾸준함과 성실함이 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이 길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계속해 왔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의 이력 속에는 깊은 열정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2. 음악 시작 & 성장 과정1) 처음 클라리넷을 시작하게 된 계기“제가 처음 클라리넷을 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당시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때라 모든 게 얼떨떨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그렇듯, 그의 첫 만남 역시 ‘운명적’이라기보다는 우연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작은 계기는 훗날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출발점이 되었다. 2) 음악적 전환점“처음 악기를 시작했을 때는 재미도 없었고, 연습도 안 했었습니다. 그 때 어머니께서 클라리넷 연주 앨범을 사오셨는데, 그 앨범이 클라리넷 연주자인 칼라이스터의 모차르트 협주곡이었습니다. 그 앨범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고,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악기에 매료가 되었습니다.” 한 장의 CD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때부터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가진 매력에 빠져들고 진지한 연습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3) 학생 시절 기억에 남는 연습 방식“당시 제가 심각한 박치여서, 특히 고등학교 오케스트라 시간이 제일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걸 극복하기 위해 항상 박자기를 틀어놓고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점차 익숙해지더니 어느 순간 박자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 경험은 이후 그의 교육 철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좋은 연주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인지하고 꾸준히 극복해 나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3. 연주 & 음악관1) 좋은 클라리넷 소리란?“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클라리넷은 사람의 목소리와 많이 비슷한 악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야기하듯 속삭이듯 부드러운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클라리넷은 ‘소리로 대화하는 악기’다. 특히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소리, 그리고 감정을 울리는 음색을 중요하게 여긴다. 2) 레퍼토리 선택 기준“관객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곡을 고르는 편입니다… 브람스나 슈만곡이 멜로디도 좋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원장은 감동의 기준을 ‘멜로디의 힘’에서 찾는다. 단순히 난이도나 화려함이 아니라, 관객의 마음속에 잔잔히 스며드는 음악을 지향한다. 3) 가장 힘들었던 공연“지방순회연주를 다닌 적이 있는데… 무리한 연습으로 인해 오른팔에 마비 증세가 와서 그걸 감추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오른쪽 키를 왼쪽 손으로 쓸 수 있는 키가 있어서 무사히 연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방 공연의 고단함보다 더 큰 어려움은 ‘몸의 한계’였다. 그는 이 경험을 계기로 연주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몸 관리’라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4) 가장 행복했던 공연“대학교 1학년 때 서울시향과의 협연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협연을 준비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정말 즐겁게 연습했었습니다. 연주도 이제까지 했던 어떤 연주보다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생애 첫 대규모 협연은 그에게 연주자로서의 자신감을 심어준 결정적 계기였다. 4. 현재 활동 & 전문성1) 요즘 관심 있는 프로젝트“관심이 가는 부분은 연주보다 ‘클래스 101’ 같은 교육 플랫폼에 클라리넷 강의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한 강의 공개는 그의 오랜 숙원이다.대면 수업으로만 전달할 수 없던 콘텐츠를 넓은 세계로 확장하려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2)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발달장애 학생이…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실력이 많이 좋아지면서 콩쿨에 입상도 하고 음악을 통해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연주자로 활동 중인 모습을 보며 대견하고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이 경험은 그에게 ‘음악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해준 사건이었다.음악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소통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자가 몸소 증명해 준 셈이다. 5.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선1)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실수인 것 같습니다… 절대 주눅들지 말고 공연할 때 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실력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갖는 것만으로도 연주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2) 꼭 전하고 싶은 연습 팁“저는 연습할 때 10시간 정도 연습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연습하는 건 자기 만족일 뿐이고 절대 반대하는 연습방법입니다.1시간을 하더라도 집중해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기초·롱톤·스케일·스타카토를 꾸준히 연습하되 빠른 곡은 무조건 부분연습으로 천천히 하기를 추천드립니다.” 문 원장의 연습 철학은 ‘시간보다 질’을 강조한다. 이는 많은 전문 연주자들의 공통된 결론이기도 하다. 3) 악기 관리 & 리드 선택 포인트(※ 원문에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질문만 유지하였습니다. 필요하시면 답변을 새로 작성해드릴 수 있습니다.) 6. 선배님의 삶과 균형1) 음악 외 취미나 루틴“보통 지인들과 술을 마시거나 노래방을 가서 스트레스를 풀곤 합니다… 운동도 가끔 하지만 꾸준히 하긴 쉽지 않아 이야기를 나누며 재충전합니다.” 그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람’이다. 음악과 떨어진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균형을 찾는다. 2) 번아웃 극복 방법“오히려 악기를 멀리하고 멍하니 며칠 동안 앉아있거나 TV를 보면 조금 나아졌었습니다.” 휴식은 또 다른 에너지의 원천임을 그는 몸소 느껴왔다. 3) 꾸준한 연주자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가장 중요한 건 건강관리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임한다면 결국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연주자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7. 마무리 – 앞으로의 목표와 책 이야기1) 앞으로의 꿈“클라리넷의 활성화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클라리넷을 더 알리고 싶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개인적 성취가 아닌, 한국에서의 ‘클라리넷 문화 확산’이다. 이는 교육자이자 연주자로서의 사명감이기도 하다. 2) 출간 도서 및 향후 계획“제가 2년 반 전 <나의 클라리넷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에세이 형식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나의 군악대 이야기>라는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꾸준히 봉사연주와 동영상 강의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책들은 단순한 경력 소개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겪은 삶의 울림을 담은 진솔한 기록이다. 앞으로도 글과 강의, 그리고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음악적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 마무리문석환 원장은 인터뷰 내내 겸손했지만, 그의 말 속에는 음악을 향한 진심, 교육을 향한 책임감, 그리고 클라리넷에 대한 깊은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가 만들어 갈 앞으로의 음악적 여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대한민국예술신문]
한국피아노앙상블협회가 2026년을 함께 만들어갈 정회원을 모집한다. 단순한 회원 모집이 아니라, 반주 전공자와 솔리스트가 음악적 교감을 나누고, 서로의 소리를 통해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가는 무대에 초대하는 것이다. 한국피아노앙상블협회(KPEA)는 반주전공자와 상주솔리스트음악가로 구성된 국내 유일한 단체이다. 2026년을 맞이하여 4회의 정기연주회와 프로젝트 연주를 앞두고 있는 신선하고 젊은 단체이기도 하다. 최근 8월에 열렸던 정기연주회에서는 이화여대 반주과 교수 ‘피오트르 쿠프카’ 교수의 초청연주로 화려하고 멋진 연주를 하였다. 많은 관객과 호평을 받았고, 특히 대한민국예술신문의 협력과 후원을 받아 연주자들이 좀 더 연주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대표 고유미는, “피아노는 혼자서도 아름답지만, 누군가의 호흡과 만나면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며, “이번 모집은 젊은 연주자들이 솔리스트와 함께 성장하고, 음악적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전했다. 협회 임원진(김수연ㅣ김현진ㅣ문서정ㅣ최수아)들은 “피아노 한 음 한 음이 다른 악기, 성악과 만나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낼 때, 음악은 비로소 완성된다”며, “2026년, 그 울림의 무대에 함께할 연주자들의 지원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2026년의 한국피아노앙상블협회는 3월에 프로젝트 연주ㆍ8월 정기연주ㆍ해외연주(아시아) 등 다양한 연주를 준비중에 있으며, 9월에 마스터클래스 준비와 입시생들을 위한 연주, 오페라 공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고있다. 솔리스트에게는 반주 입시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으며, 연주의 기회가 많다보니 상주음악가의 중요성이 느껴지는 단체이다. 특히, 협회 고유미 대표는 본인이 부대표로 일하는 [대한민국예술신문]과 함께 많은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3회 정기연주회는 이화여대 반주과 교수인 피오트르 쿠프카 님이 연주로 함께 참여해주었다. 특히 많은 관객과 후원에 성공적 연주로 마무리 되었다. ◆모집 대상 •정회원(반주전공/솔리스트) : 석사 재학 혹은 졸업생 •준회원(피아노전공/솔리스트) : 학부 3학년 이상 또는 졸업생 (2026년 기준) ※ 오디션 합격자는 정회원으로 승급 가능 ◆회원 혜택 •준단원 : 입시·진로 멘토링 2회, 반주과 임시평가회 1회 제공 •정단원 : 반주과 특강 및 취업 멘토링 기회, 협회 주관 연주 참여 자격 부여 •솔리스트 : 협회 연주 시참여 반주자와 무료 연주 시스템, 앙상블 마스터 클래스 기회(1회) 제공 협회 이외 외부연주 시(공연비 지급)우선 기회 제공 ◆공통 혜택 • 협회 멤버 임명장 제공 • 협회 주관 정기연주(매년 8월) 및 프로젝트 연주(2026년 3월) 참여 기회 • 협회 이외 개인연주, 공연비 지급 연주 시 우선 섭외 • 해외 연주 지원 (2026년 일본·대만·제주도 예정) • 연습실 및 스튜디오 회원 할인 및 무료 제공 (반클래식스튜디오) • 반주과 특강 프로그램 무료 참여 • 협회 공식 커뮤니티를 통한 반주·연주 정보 제공 • VIP 연주회 티켓 제공 • 경조사 지원 및 회원 간 교류 기회 • 협회 공식 채널(유튜브, 인스타)을 통한 개인 인터뷰 및 프로필 소개, 연주 시 신문사 인터뷰 및 홍보 지원 • 성악·현악·관악 협연 등 콜라보 프로젝트 및 개인 연주 우선 섭외 인스타 : korea_piano_ensemble 유튜브 : korea_piano_ensemble 문의: 010-5531-8865 [대한민국예술신문 박요찬 기자]